(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재헌 기자 = 국내 은행권의 수수료 수익 증가는 상당 부분 파생결합상품 등 판매대행 수수료에서 나왔다. 금융권의 경쟁심화로 기존의 수수료 수익이 정체되면서 일부 금융상품 판매에 전체 수수료가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은행의 총 수수료 수익은 7조3천197억원으로 집계됐다. 2년 연속 7조3천억원대를 유지했다. 올해 상반기까지는 3조7천56억원이다. 이러한 추세라면 올해 연간으로 7조4천억원대를 바라볼 수 있다.

수수료 수익에서 90% 이상은 수입수수료에서 나온다. 여기에는 최근 파생결합펀드(DLF) 사태로 주목을 받은 펀드 등 판매대행 수수료와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이체 수수료 등이 모두 포함된다. 이 부분이 영업행태에 가장 영향을 많이 받는다.

나머지 수입보증료와 중도해지 수수료 등은 관리가 어려운 변수들이다.

은행들의 수입수수료는 지난 2017년에 크게 늘었다. 당시 수입수수료는 전년대비로 5천749억원(9.6%) 급증했다. 반면 다음 해에는 1.1% 증가율로 정체됐다.

실제 파생결합상품 등 펀드 판매와 전체 수입수수료 증가는 비례하는 모습이다.

고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분석한 5대 은행(국민·신한·우리·하나·농협)의 파생결합상품 판매 수수료 현황을 보면 지난 2017년에만 전년대비 2천621억원 늘어난다. 수입수수료 증가분의 절반가량이다. 반면 수입수수료 증가가 주춤했던 2018년의 경우에는 파생결합상품 수수료 증가는 764억원에 그쳤다.

아울러 최근 DLF로 문제가 불거진 우리·하나은행의 수수료 수익이 다른 은행들보다 많은 것도 아니다. 우리은행은 2년간 수수료 수익이 6.6%, 하나은행은 4.7% 각각 늘었다. 그러나 5대 은행 중에서는 신한은행(8.7%)과 농협은행(35.4%)에 크게 못 미친다. 중소기업은행(16.2%)도 주요 은행보다 수수료 증가세가 가팔랐다.

결과적으로 ATM과 이체 등 기존 수수료가 정체되면서 상품판매 등 다른 부문 수수료에 대한 점유율 싸움이 진행될 것이라고 시장참가자들은 전망했다.

한 은행 관계자는 "수수료 수익이 은행 전체 수익의 판도를 바꿀 만한 요인이 아니더라도 최근 활성화한 펀드 등 판매 수수료가 마진율이 높게 평가되는 것은 사실"이라며 "이체 수수료 등은 치열한 경쟁으로 갈수록 줄어들 것이다"고 내다봤다.

그는 "주거래고객을 만드는 과정에서도 상품 판매 등이 도움이 된다"며 "수수료 수익 자체로 목표를 둔다기보다 트렌드와 점유율을 더 보려 할 것이다"고 했다.

jh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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