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진정호 기자 = 올해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 수준까지 세 차례나 인하한 호주중앙은행(RBA)이 필요할 경우 금리를 더 내리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금리 인하로 주택가격이 오르는 상황도 주시하고 있다며 부동산 가격의 상승을 우려하는 입장도 내비쳤다.

RBA는 15일 공개한 10월 통화정책회의 의사록에서 장기간 저금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며 필요할 경우 금리를 더 내릴 준비도 돼 있다고 밝혔다.

RBA는 앞서 이달 1일 정례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치인 0.75%까지 25bp 인하한 바 있다. 지난 6월과 7월 잇달아 금리를 내린 RBA는 3개월 만에 또 인하하며 공격적인 기조를 이어갔다.

RBA는 향후 경제 충격을 대비하기 위해 일부 부양책은 아껴두는 방안도 고려했지만, 부정적인 충격이 발생할 가능성을 낮추기 위해 이번 달 금리 인하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RBA는 "전 세계적으로 금리 인하 추세가 나타나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RBA는 동시에 저금리로 주택가격 거품이 다시 커질 수도 있다는 점도 우려했다. 현재로선 주택담보대출 성장세가 아직 약하지만 추세는 면밀히 들여다보고 있다고 RBA는 밝혔다.

RBA는 "신용 성장세가 실질적으로 더 빨라지는 동시에 자산가 격도 빠르게 오른다면 이는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RBA 위원들은 이 같은 위험을 면밀히 주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RBA가 기준금리를 내리기 시작한 지난 6월 이후 시드니와 멜버른 등 주요 도시를 중심으로 주택가격이 다시 강세를 보였다. 동시에 부동산 투자 수요가 늘면서 주택담보대출도 재차 모멘텀을 얻었고 거의 2년째 하락하던 주택가격도 하락세를 멈췄다.

주택가격 강세는 RBA의 금리 인하 기조에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호주는 이미 가계 대출이 사상 최대치고 임금성장률도 수년째 약한 모습인데 유동성으로 주택가격만 뛴다면 호주 경기는 더 둔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RBA가 추가 금리 인하에 나서면 내년에는 또 다른 부양책을 내놓을 것이라는 전망 속에 투기 심리가 더 강해질 우려도 있다.

한편 호주 달러화는 RBA가 의사록을 공개한 이후 상승세로 돌아섰다.

이날 오전 10시 5분 현재 호주달러-달러 환율은 전장 대비 0.0005달러(0.07%) 오른 0.6777달러를 기록했다.

jhj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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