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고위층 조용병 회장 면담…13년간 이어진 민간교류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일본의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로 한일관계가 냉랭한 평행선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최근 일본 미즈호파이낸셜그룹이 신한금융그룹을 찾아 주목받고 있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8일 미즈호파이낸셜그룹 고위층 관계자가 신한금융그룹 본사에서 조용병 회장과 만나 면담을 했다.

신한금융그룹과 미즈호파이낸셜그룹의 인연은 13년째 이어지고 있다.

미즈호파이낸셜그룹은 지난 2006년 신한은행이 조흥은행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자사주 일부를 사들였다. 사실상 일본계 금융회사가 국내 금융회사 주식을 사들인 첫 사례였다.

핵심 자회사인 은행을 중심으로 협력해온 두 그룹은 2017년 조 회장이 취임한 이후 그룹 차원의 포괄적 업무제휴(MOU)를 맺으며 더욱 돈독해졌다.

당시 조 회장과 사토 야스히로(佐藤康博) 회장이 MOU를 위해 그해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국제통화기금(IMF) 연차 총회에서 따로 회동하기도 했다.

이후 미즈호파이낸셜그룹은 신한은행이 외화채권을 발행하거나 신한카드 해외법인이 자금을 조달할 때도 도움을 주고받았다. 현재는 핀테크를 결합한 새로운 협업모델을 마련하는 것도 검토 중이다.

또 매달 한 번씩 화상 컨퍼런스콜을 통해 시장 동향은 물론 협업 진행 상황을 체크하고, 일 년에 한 차례 임원 간 워크숍도 한다. 지난 7월에도 신한금융지주와 SBJ 임원들이 도쿄에 있는 미즈호파이낸셜그룹 본사를 찾기도 했다.

두 그룹은 한일 양국의 금융 부문 민간교류 중 가장 오래됐다.

일본의 수출규제로 한일관계가 악화하며 미즈호파이낸셜그룹의 행보가 주목받았지만, 정치적 역학관계를 떠나 일상적인 교류를 이어가고 있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이날 면담에서도 양국을 대표하는 두 금융 그룹이 계열사를 통해 포괄적인 업무제휴를 더 공고히 하자는 데 뜻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도 실물경제와 광범위하게 맞닿아 있는 민간부문의 교류가 더 활성화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민간교류가 역으로 한일관계 개선의 변곡점을 마련해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낙연 국무총리가 지난 8월 정부서울청사에서 미즈호파이낸셜그룹의 사토 야스히로 회장을 만나 민간 부문의 신뢰 관계를 지속해야 한다고 언급한 것도 같은 배경에서다. 당시 냉각된 정치국면 속에서 양측의 깜짝 회동이 가능했던 것도 신한금융그룹 고위 관계자가 다리를 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미즈호는 일본계 은행이 국내에 공급하는 총 여신의 절반가량을 책임지는 곳"이라며 "정치와 금융의 논리는 다르다. 그런 면에서 민간교류를 지속해서 이어가는 것은 필요한 일"이라고 말했다.

js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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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14시 33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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