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보험산업이 '시계 제로' 상황에 빠졌다. 저금리·저성장·회계 제도 변화 등에 직면한 가운데 내년 성장률은 0.0%로 전망됐다.

생명보험업의 경우 4년 연속 역성장을 이어가는 것이다.

업황이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자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나오는 보험사가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현재 KDB생명과 더케이손해보험이 매각 작업을 벌이고 있다.

KDB생명은 네 번째 도전이다. 2014년 이후 세 차례 매각을 진행했지만, 매번 실패했다.

지난해 64억원 흑자 전환하고 보장성 상품 판매 비중도 80%로 높이는 등 과거와 달라진 체력을 보인다.

다만, 산업은행이 KDB생명에 인수와 증자 등을 통해 약 1조원을 투입한 만큼 제값을 받고 팔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은 지난 14일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KDB생명의 매각가를 시장에서는 최저 2천억원에서 최대 8천억원까지 보고 있다"며 "경영정상화가 되고 있는데 조금 더 받겠다고 안고 있는 것보다 원매자가 있을 때 파는 것이 시장에도 좋다고 생각해 매각하려고 한다"고 말한 바 있다.

가격보다는 매각 성공에 중점을 두고 있다는 뜻을 내비친 것이다.

교직원공제회의 경우 더케이손보 경영 효율화 작업에 나선 가운데 삼정KPMG를 주관사로 선정해 매각도 검토하고 있다.

더케이손보는 지난해 영업손실 125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교직원공제회는 여러 차례 유상증자에 참여해 자금을 지원했지만, 성장세를 이루지 못하자 경영 효율화 절차를 밟고 있다.

특히 자동차보험 손해율 악화로 올해도 적자를 면치 못할 전망이다.

중국 정부의 위탁 경영을 받아오다 다자보험그룹으로 편입된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경우 해외 통매각 가능성이 점쳐진다.

중국 안방보험은 2015년 동양생명을 인수하면서 국내 시장에 진출한 후 ABL생명도 사들였다. 그러나 중국 정부가 안방보험을 사실상 해체하면서 중국 보험감독위원회가 경영권을 한시적으로 인수했다.

다자보험그룹은 안방보험의 보험계열사를 관리하기 위해 신설됐다.

중국 정부는 동양생명과 ABL생명을 포함해 안방생명보험, 안방양로보험, 안방자산관리공사 등 다자보험그룹에 소속된 계열사를 통매각할 것으로 전해진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동양생명과 ABL생명이 해외 계열사지만, 중국 정부가 다자보험그룹을 통해 과거 안방보험 계열 보험사를 한꺼번에 팔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동양생명과 ABL생명 외에 외국계 보험사에 대한 매각설도 나오고 있다.

저금리 기조 고착화와 2022년 국제보험회계기준(IFRS17) 도입을 앞두고 자본확충 부담이 커 과거 알리안츠생명과 PCA생명처럼 한국 시장에서 철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외국계 보험사 관계자는 "저금리와 저성장 및 회계 규제 변화 등으로 국내 보험시장의 매력도가 과거보다 떨어진 상황"이라며 "다만, 글로벌 보험사 입장에서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한국 시장이 꾸준히 수익을 내는 곳이라 쉽게 철수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자산운용부 이윤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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