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전소영 기자 =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저성장·저물가를 방어하기 위해 10월 기준금리를 1.25%로 25bp 인하했다.

2017년 이후 다시 사상 최저 수준으로 기준금리가 낮아진 만큼, 추가 금리 인하를 두고 금통위원 간 견해차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금통위는 16일 열린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이같이 결정했다.

◇ 대외 불확실성 지속…저성장·저물가 방어

미·중 무역 분쟁 불확실성 장기화 등 글로벌 불확실성이 장기화하면서 한국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현실화했다. 올해 들어 수출은 전년 대비 계속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반도체는 큰 폭의 감소가 나타났다.

지난 7월 한은은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을 2.5%에서 2.2%로 0.3%포인트 낮췄다. 이 역시도 달성 가능성이 크지 않다. 이 총재는 올해 2.2% 달성이 녹록지 않다며, 경기 회복세 지원에 초점을 두고 통화정책을 운용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미 민간 경제연구소나 해외 IB는 올해 한국 경제가 2%에 미치지 못하는 낮은 성장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국제통화기금은 올해 한국이 2.0%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해외 IB와 민간 경제연구소는 일제히 한국 경제 성장률을 1%대로 낮췄다.

물가도 매우 낮다. 지난달에는 소비자물가가 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등 저물가 흐름이 이어졌다. 기대인플레이션은 사상 처음으로 1%대를 보이기도 했다.

한은은 마이너스 물가가 공급 측면에 기인했다며 빠르면 올해 말, 내년에는 물가가 다시 높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한은의 물가안정목표인 2%까지 도달하기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점쳐진다.

◇ 꿈틀대는 집값·가계 부채 증가 속도는 부담

한은의 금리 인하를 전후로 가계 부채 증가 속도는 빨라졌다. 2분기 가계 신용은 1천556조1천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16조2천억원 늘었다. 지난달에는 4조8천억원 증가로 8월 7조4천억원 대비 줄어들었다.

한은은 9월 가계의 주택대출 감소에도 여전히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주택거래 동향이나 흐름에 크게 좌우될 수 있어서다. 그렇지만 가계대출 감소세로 한은의 금리 인하 부담은 덜었을 것으로 판단된다.

부동산 집값이 꿈틀대는 건 부담 요인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에서 내놓은 부동산 전문가 조사 결과에 따르면 1년 후 서울 주택 매매가격이 오를 것이라고 응답한 비율이 61.9%였다.

다만 정부의 부동산 규제는 점점 타이트해지고 있다. 이달 중순부터 임대업자도 주택담보대출 비율(LTV) 40% 규제를 받기 시작했다.

달러-원 환율이 지난 9월 이후 1,200원을 하회하고 이후 안정적인 흐름을 보인 것도 금리 인하 부담을 완화하는 재료다.

원화는 지난 8월 일본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한다는 이슈에 연동하면서 1,223원까지 급등한 후 변동성이 큰 장세를 보였었다. 환율이 불안한 상황에서 기준금리를 인하할 경우 미국과의 금리 차를 반영하면서 환율은 더 오르게 된다. 통화 당국은 환율이 안정적일 때 기준금리를 변동하는 게 부담이 적다.

◇ 1% 기준금리 시대는 언제…경제 전망·실효 하한이 열쇠

한은이 사상 최저 수준으로 기준금리를 인하하면서 추가 금리 인하 시기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한은은 거시경제와 물가, 금융안정을 고려하여 통화정책을 운용한다고 거듭 강조해왔다.

11월 금통위에서는 내년 경제 전망이 발표된다. 한은의 내년 경제 전망과 상하방 리스크 등을 통해 한은의 스탠스를 가늠해볼 수 있다.

경제 전망만큼 한은이 중요하게 보는 것이 실효 하한이다. 이 총재는 지난 금통위에서 "실효 하한 아래로 금리를 인하하는 건 당연히 신중해야 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다행히도 10월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은의 통화정책 여지가 좀 더 넓어진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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