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홍콩의 반정부 시위가 격화하고 있지만, 홍콩 은행들의 신용등급이 강등될 가능성은 작다고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밝혔다.

15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무디스의 스티븐 롱 매니징디렉터는 이날 열린 미디어 브리핑 행사에서 "홍콩 은행들은 견조한 대차대조표를 보유하고 있다. (은행들의) 자산의 질은 악화하고 이익은 취약해지겠지만 은행 시스템 전반에서 볼 때는 상당히 탄력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 시점에서 홍콩 은행들의 등급 하향이 예상되지 않지만 '현재 등급 범위' 내에서 약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홍콩의 반정부 시위가 19주 연속 이어지면서 소매판매는 물론, 외식이 크게 감소했으며 지난 8월에는 관광객 역시 급감해 2003년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사스) 사태 이후 월간 기준 최대 하락 폭을 나타냈다.

일부 이코노미스트들은 올해 홍콩의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의 헬렌 차오와 마오 우양 이코노미스트는 "홍콩 경제가 극심한 성장 역풍에 직면했다. 불안정이 지속됨에 따라 약세전망 시나리오가 현실화할 위험 쪽으로 기울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리서치 노트에서 "홍콩 정부가 경제를 지원하기 위한 부양 패키지를 발표했지만 하반기 침체는 불가피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지난 14일 홍콩 금융관리국(HKMA)은 은행권의 경기대응 완충자본 비율을 50bp 인하해 2%로 낮췄다. 이는 2015년 이후 처음이다.

HKMA는 이를 통해 은행시스템에 최대 3천억홍콩달러(약 45조원)의 유동성이 투입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무디스의 소니 수 선임 신용담당자는 "더 혹독한 거시 여건이 은행권의 자산의 질 약화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취약한 거시 여건이 은행 자산의 질로 반영되는 데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중소 기업에 대한 대출 보증 등 정부의 구제 조치가 은행권 자산의 질이 악화하는 것을 다소 상쇄해줄 수 있다고 수 담당자는 덧붙였다.

sm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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