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강수지 임하람 기자 = 서울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16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결과가 대체로 예상에 부합하는 수준이었다며 향후 정책 방향도 양방향을 열어두는 등 중립적이었다고 평가했다.

다만, 이들은 시장이 금통위보다는 위안화 움직임에 더 관심을 두고 있다고 전했다.

금리 동결 소수의견이 두 명이나 나온 점은 예상을 다소 빗나갔다고 평가했지만, 미·중 갈등 확대 우려에 위안화가 약세를 보이면서 금통위 영향력이 희석됐다고 봤다.

이날 한은은 금통위를 열고 기준금리를 1.25%로 25bp 인하했다. 2017년 이후 다시 사상 최저 수준의 기준금리로 돌아갔다.

저성장과 저물가를 방어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됐다.

이일형 금통위원과 임지원 금통위원이 금리 동결 소수의견을 제시하는 등 위원 간 견해차도 커지는 모습이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두 차례 기준금리 인하 효과를 지켜보면서 완화 정도의 조정 여부를 판단해 나가겠다는 문구가 추가 인하를 차단하기 위해 사용한 것은 아니라고 말하며 "기준금리를 인하했지만, 정책 여력은 아직 남아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금통위가 외환시장에 미친 영향은 제한적이었다.

이날 하락 출발한 달러-원 환율은 금통위 금리 결정 발표 직전 전해진 홍콩 인권 법안 관련 뉴스에 연동해 상승 전환했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미국 하원이 통과시킨 홍콩 인권법안에 강력히 반발했다. 이에 따라 1차 합의에 이른 무역 협상도 결과를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홍콩 시위 지지법안이 미국 하원에서 만장일치로 통과되면서 미·중 갈등이 다시 확대될 양상을 보이자 역외 달러-위안(CNH) 환율은 순식간에 달러당 7.10위안대로 올라섰다.

달러-원 환율은 금리 인하 결정이 내려진 직후 경계감에 상승 폭을 소폭 줄이기도 했으나 큰 변동 없이 상승 추세를 이어갔다.

이 총재의 기자간담회가 진행되는 동안에도 달러-원 환율은 1,186~1,187원의 박스권에서 등락을 이어가며 오히려 역외 달러-위안(CNH) 환율에 연동하는 모습을 나타냈다.

금통위와 관련해서 시장참가자들은 기준금리 인하를 예상했다면서도, 소수의견이 두 명이나 나올지는 몰랐다는 반응이다.

다만, 홍콩 인권법안을 둘러싸고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격화될 양상을 보이면서 금통위 이슈는 영향이 크지 않았다고 전했다.

A 외국계 은행의 외환 딜러는 "시장 예상에 부합하는 금리 인하였다"며 "소수의견은 예상보다 한 명 많았는데 시장을 움직일 정도의 서프라이즈는 아니었다"고 말했다.

그는 "오히려 시장은 홍콩 법안과 관련해 위안화 움직임에 더 관심을 갖는 것 같다"며 "오후에도 위안화 분위기를 보며 등락할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B 외국계 은행의 외환딜러도 "금리 동결 소수의견이 두 명 나와서 달러-원에 영향을 줄 것으로 생각했는데 반응은 생각보다 약한 것 같다"며 "위안화 움직임 때문에 금통위 영향이 다소 희석된 것 같다"고 말했다.

금통위가 향후 통화정책 방향성에 대해서는 양방향을 열어둔 만큼 달러-원 환율을 크게 움직이게 할 재료는 아니라고 평가했다.

C 외국계 은행의 외환딜러는 "금리 인하는 시장에서 예상했던 바이고 시장은 이를 흡수했다"면서도 "향후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은 보류인 상황인 만큼 달러-원이 1,190원까지 추가 상승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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