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진정호 기자 = 영국과 유럽연합(EU)이 브렉시트와 관련해 큰 틀의 합의에 도달했다는 소식으로 금융시장이 반색했지만, 낙관론이 과한 것으로 보인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5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영국 가디언지는 이날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아일랜드 국경과 관련해 중대한 양보를 통해 브렉시트 합의 직전에 있다며 영국 정부가 최종 '그린 라이트'를 줄 경우 합의안 초안이 오는 16일 공개될 것이라고 밝혔다.

3년 넘게 지속된 브렉시트라는 불확실성이 끝날 기미가 보이자 증시와 파운드화 가치는 반등했다.

지난주 유로화 대비 파운드화 가치는 약 3.5% 급등하며 5개월래 최고치를 기록했고 영국의 중견 내수 기업을 중심으로 구성된 FTSE250 지수는 5% 뛰었다. 은행과 부동산 등 브렉시트에 익스포저(위험 노출)가 큰 업종의 대형 기업들도 들뜬 분위기를 즐겼다.

하지만 WSJ은 "주가와 파운드화 가치의 이 같은 급반등은 향후 영국 경제에 대한 자신감이 갑자기 강해진 게 아니라 그간 비관론적 베팅이 과도한 데 따른 결과"라고 분석했다.

이는 파운드화 가치의 급변동에 대한 보험으로 들어두는 옵션 계약에서도 나타난다.

일반적으로 투자자들은 돈을 잃는 위험을 대비해 보험을 들어두는 만큼 대규모 투매로부터 손실을 방어하는 옵션은 거의 항상 가격 급등으로부터 보호하는 옵션보다 더 높은 프리미엄을 요구한다.

그런데 지난주부터 파운드화 상승에 따른 안전장치를 확보하려는 수요가 급증하면서 1개월물 옵션 계약의 프리미엄이 역전됐다.

신문은 투자자들은 현재 파운드화의 상방 프로텍션에 더 높은 프리미엄을 주는 상황이라며 "이는 브렉시트 합의가 나왔을 때 운용사들이 손가락에 불이 나는 것을 피하기 위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신문은 존슨 총리가 지난 여름 부임한 뒤 많은 투자자가 아마도 노딜 브렉시트의 가능성을 과대평가한 것 같다고 이 같은 변화를 해석했다.

그럼에도 WSJ은 "영국 정부가 브렉시트 합의안을 들고 오더라도 영국 의회가 이를 부결하거나 브렉시트 마감일을 재차 연기할 수 있다"며 "영국 의회에서 브렉시트 합의안이 승인되더라도 시장이 실망감을 느껴 투매에 나설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노무라증권의 조던 로체스터 연구원은 "브렉시트 협상이 지금껏 그래왔듯 뭉그러진다면 파운드화 강세에 베팅할 경우 매우 환영받지 못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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