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은 지금> 은퇴한 채권왕의 마이너스 금리 경고
<뉴욕은 지금> 은퇴한 채권왕의 마이너스 금리 경고
  • 곽세연 기자
  • 승인 2019.10.17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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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연합인포맥스) 은퇴를 했어도 그는 역시 '채권왕'이다. 빌 그로스가 은퇴한 이후 처음으로 내놓은 투자 코멘트에 시장은 높은 관심을 드러냈다.

그는 "채권시장의 한 시대가 막을 내리게 됐다"는 평가를 받으며 40년 채권 펀드매니저 인생을 마무리하고 지난 2월 은퇴했다. 이후 언론 인터뷰를 통해 종종 모습을 드러냈지만, 1981년 처음 시작됐던 그로스의 투자 코멘트는볼 수 없었다.

그랬던 그가 지난 16일 'The Fixx'라는 투자 코멘트를 공개했다. 자신의 이름을 딴 'William (Bill) H. Gross' 홈페이지의 투자 전망 아카이브 코너를 통해서다.

"얼마나 더 내려갈 수 있을까"로 시작한 글은 마이너스에 이르게 된 금리에 관해 썼다.

그로스는 "지금까지 거의 10년 동안 시장은 글로벌 중앙은행에 '얼마나 더 내려갈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졌다"며 "그 과정에서 BOJ, ECB, 17조 달러에 달하는 글로벌 채권이 이전에 상식으로 여겨지던 금리 경계선인 제로를 위반했다"고 말했다.

일본 중앙은행(BOJ)과 유럽중앙은행(ECB)은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펴고 있다. 최근 채권시장으로 투자자들의 쏠림이 가속해 마이너스 금리를 기록 중인 전 세계 채권은 17조 달러에 달하고 있다.

그로스는 마이너스 금리를 산소가 없는 금리 환경이라고 평가했다.

"이런 상황이 건강한가, 시장과 경제는 산소가 없는 금리 환경에서 얼마나 오래 숨을 쉴 수 있을까?" 질문을 던졌다.

그러나 마이너스 금리로 그동안 자산시장이 이득을 봤다고 인정했다. 10년 만기 국채금리가 과거 9개월 동안 80bp 떨어졌기 때문에 올해 주가 상승분의 15%는 여기서 이유를 찾아야 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2009년 이후로 기간을 넓히면, 미국 주식시장에서 나타난 200% 상승률의 4분의 1은 이 기간 200bp 하락한 실질 국채금리가 기여를 했다고도 주장했다.

록그룹 'The Fixx'가 1983년 부른 'Saved by Zero'가 아이러니하게도 이런 상황과 딱 맞아떨어진다고 그로스는 평가했다. 실제 이 록그룹은 이 노래로 큰돈을 벌기도 했다.

그로스는 "주식시장의 활황장은 실질금리 하락으로 탄생했다"며 "지난 10년간 역사적인 강세는 제로 금리로의 여정이라는 비료로 자랐다"고 평가했다.

문제는 이런 상황이 지속할 수 있느냐는 점이다. 그로스는 중앙은행들이 추가로 완화에 나선다고 해도 활황장이 지속할 수 없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마이너스 금리는 말 그대로 소액 저축자와 은행, 보험회사, 연기금과 같은 금융기관이 역사적으로 입증된 이자 획득을 강탈한다고 그로스는 지적했다. 이런 우려가 전 세계 중앙은행들에 자리 잡은 무언의 공포라는 것이다.

래리 서머스 전 미국 재무장관은 신문 오피니언을 통해 제로 하한금리를 경고했고, 영란은행의 부총재도 같은 의견을 제시했다.

그로스는 "점점 더 뚜렷해지는 마이너스를 능가할 만큼 아주 빠르게 각각의 경제가 성장할 것이라는 희망을 가지고 있다"며 "두고 보자. 상당한 재정 부양 없이는 마이너스 금리로 인한 경제와 자산 상승은 이미 종말을 고했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전 세계 경제 성장 둔화, 과거 수개월이나 수년 동안 보였던 두 자릿수대의 시장 가격 상승이 끝났다는 점에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리고 채권왕인 그의 투자 선택은 채권이 아닌 주식, 높은 수익률을 주는 안전한 배당주였다.

그로스는 "시장과 경제는 제로가 살렸고(Saved by Zero), 록그룹 The Fixx는 Saved by Zero로 전성기를 맞았다"며 "음악과 중앙은행의 활기는 바닥났다"고 마무리했다.

그로스는 1971년 핌코를 공동 설립해 세계 최대의 채권운영사로 키워내 채권시장의 살아있는 전설로 자리매김했다. 2014년 핌코를 떠나 야누스 헨더슨에 합류한 그로스는 제프리 건들락이라는 '신채권왕'에 왕좌를 내주며올해 펀드매니저 생활을 끝냈다.

그로스의 코멘트는 월스트리트 금융권과 정책당국자들에게 중요한 나침반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여전한 시장의 관심을 볼 때, 그로스의 '인사이트'는 건재하다. (곽세연 특파원)

sykwa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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