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종화 기자 = 한국은행이 10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인하하면서 11월 한은 경제전망에 대한 채권시장의 기대감이 다소 퇴색했다.

한은이 경기와 물가 둔화를 인정한 데다 이에 대한 대응조치까지 단행하면서 올해 경제 전망이 통화정책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희박해졌기 때문이다.

17일 채권시장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10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조치가 11월에 나올 통계의 부진을 이미 반영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석길 JP모건 이코노미스트는 "한은은 올해 국내총생산(GDP) 증가율과 물가 상승률 전망을 11월에 하향 조정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며 "금통위는 10월 금리 인하 결정에 7월 전망보다 낮은 성장·물가상승 경로를 선제적으로 포함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이코노미스트는 이에 따라 금통위가 당분간 현상 유지 입장을 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시중은행의 한 채권 딜러는 "성장률 둔화가 기준금리를 인하할 근거 중 하나였는데 이미 내렸으니 경제 전망의 의미가 줄어드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한은도 성장률 전망 하향 가능성을 이미 수차례 언급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전일 금통위 뒤 기자간담회에서 "글로벌 경기 둔화세가 지속되고 반도체 경기회복 시점이 지연되는 등 영향으로 전망치 2.2%를 달성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씀드렸다"고 강조했다.

국제기구 전망 등 대체재도 많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최근 한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을 기존 2.6%에서 2.0%로 0.6%포인트나 낮췄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지난 9월 한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4%에서 2.1%로 하향 조정한 바 있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성장률에 대한 기대가 크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11월 통계를) 시장이 뉴스로 받아들이지는 않을 것"이라며 "올해 나올 수 있는 카드는 다 나왔고, 대외적으로 다른 흐름이 있는지 지켜봐야 하는 상황으로 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은의 경제 전망에서 살펴볼 만한 부분은 내년 경제 예측 정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은은 현재 내년 성장률 전망을 2.5%로 제시하고 있다. IMF는 2.2%, OECD는 2.3%다.

이주열 총재는 전일 간담회에서 향후 경기 상황에 대해 중립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그는 "최근 발표된 지표를 보면 긍정적인 것과 그렇지 못한 것이 혼재되어 있어서 아직 어느 하나의 방향성을 얘기하기는 이르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국내 고용 동향 개선, 미·중간 1단계 무역 합의, 노딜 브렉시트(Brexit·영국의 EU 탈퇴) 가능성 감소 등을 긍정신호로 언급했다.

반면 미해결된 무역분쟁 주요 이슈, 지정학적 리스크, 주요국의 부진한 경제지표는 불확실성 요인이다.

jh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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