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용갑 기자 = 지난달 연기금과 보험사 등 장기투자기관의 채권 대여 거래가 증가했다. 지난달 채권 금리가 상승해 채권 대차 수요도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선물가격이 이론가보다 낮은 '백워데이션' 상태가 이전보다 많았던 점도 채권 대여 거래 증가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지난달 국채선물 롤오버에 따른 차익거래 수요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17일 채권시장에 따르면 지난달 국민연금 등 연기금의 채권 대여규모는 10조3천416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보험사의 채권 대여는 12조1천672억원을 나타냈다.

지난달 연기금과 보험사의 채권 대여거래는 증가한 것으로 평가된다. 실제로 올 1~8월 연기금의 월평균 채권 대여 규모는 7조8천997억원이다. 보험사는 8조9천731억원이다.

장투기관의 채권 대여거래 증가는 채권 대차잔고 증가와 그 궤를 같이한다.

채권 대차잔고는 올해 초 63조5천190억원에서 7월 말 55조4천46억원으로 감소했다가 9월 말 67조463억원으로 증가했다.

전문가는 지난달 채권 금리가 상승해 채권 대차 수요도 늘었다고 분석했다.

오창섭 현대차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달 채권 금리가 상승한 날이 많았다"면서 "이 때문에 채권 대차 거래가 증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채권을 빌려 공매도나 차익거래를 하려는 움직임이 있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실제로 지난달 국고채 3년물과 5년물 금리는 각각 6.7bp, 5.8bp 상승했다. 10년물 금리는 11.5bp 올랐다. 20년물, 30년물, 50년물 금리는 각각 9.8bp, 9.4bp, 7.2bp 상승했다.

지난 7월과 8월 모두 하락세를 나타낸 것과 대비된다.

선물가격이 저평가된 날이 이전보다 많아진 점도 채권 대여 거래 증가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정성윤 하이투자선물 애널리스트는 "채권 금리가 하락 일변도를 보였던 시기보다 금리가 상승한 9월에 선물가격이 저평가된 날이 많았다"며 "매도차익거래를 노린 채권 대차 수요가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지난달 국채선물 롤오버가 있었던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증권사의 한 채권 딜러는 "지난달 국채선물 월물 교체(롤오버)가 있었다"면서 "이 과정에서 차익거래를 노린 수요가 채권 대차거래 증가로 이어진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국채 지표물 등 거래가 많은 채권의 대차 수수료는 30~35bp, 거래가 별로 없는 채권의 대차 수수료는 6~8bp 정도"라며 "지난달 장투기관의 채권 대여거래 증가로 수수료 수입도 늘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ygkim@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2시간 더 빠른 09시 26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