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노현우 기자 = 매파 성향을 드러낸 임지원 금융통화위원이 향후 국내 기준금리 결정에 미칠 영향에 채권시장 참가자들의 관심이 집중된다.

금통위 내 매파 위원이 한 명 더 확인됨에 따라 내년 1월까지 추가 금리 인하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17일 채권시장에 따르면 전일 금리 인하가 결정된 금통위에서 이일형 위원과 임지원 위원은 동결을 주장하며 소수의견을 냈다.

이 위원의 소수의견은 시장이 어느 정도 예상했던 바지만, 임 위원까지 가세한 것은 의외라 시장에 충격을 줬다.

임 위원은 취임 직후 본인 성향은 '매'도 '비둘기'도 아닌 '원앙새'라고 언급했고, 실제 이후에도 뚜렷한 색깔을 드러내지 않았다.

다만 주변에서 임 위원을 오랫동안 지켜봤던 전문가들은 놀라울 게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과거 임 위원의 보고서와 의견 등에서 매파적 성향이 종종 엿보였다고 이들은 설명했다.

오석태 소시에테제네랄(SG) 이코노미스트는 "매파, 중립, 비둘기파로 나눈다면 임 위원 성향은 중립이지만, 매와 비둘기 중 무엇인지 물으면 매파다"며 "과거 인플레이션 상방 위험을 신경 쓰고 성장 전망에 낙관적이었던 걸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이번 동결 주장의 배경이 무엇인지는 의사록을 봐야 알 것이다"며 "결정적인 순간에 매의 깃털을 드러낸 셈이다"고 설명했다.

외국계 금융회사 소속인 오 이코노미스트는 민간 경제 토론회 등에서 JP모건 이코노미스트였던 임 위원을 마주칠 기회가 많았던 것으로 보인다.

다른 외국계 회사 노무라 증권도 지난 2월 보고서에서 임 위원의 성향을 중립에 가까운 매파로 평가했다.

시장이 주목하는 것은 매파에 가세한 임 위원이 향후 추가 기준금리 인하 여부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지다.

금통위원 중 한은 총재와 부총재를 제외하고 임기가 가장 많이 남은 점을 고려하면 임 위원 영향이 생각보다 커질 수 있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증권사의 한 채권 운용역은 "기준금리 1%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며 "미국 경제 침체 시나리오 등이 현실화하지 않는다면 0%대로 내리지는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임 위원의 색채가 매파로 밝혀진 점도 향후 추가 금리 인하에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는 이유다"고 설명했다

자산운용사의 한 채권 운용팀장은 "임 위원이 동결을 주장한 논리를 봐야겠지만, 추정하자면 경기를 그리 나쁘게 보지 않거나 실효 하한을 높게 봤기 때문일 수 있다"며 "이일형, 임지원 위원이 동결을 주장하면 결국 총재와 부총재가 금리 결정권을 쥐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최소 내년 1월까지는 시간을 번 것으로 봐야 한다"며 당분간 추가 금리 인하는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금통위내 지형 변화보다는 경제 지표 등 펀더멘털을 주시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시중은행의 한 채권 운용역은 "임 위원이 이일형 위원과 더불어 매파로써 목소리를 낼 수 있다"며 "그러나 이코노미스트 출신이기 때문에 이보다는 지표에 근거한 판단을 내릴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hwr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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