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변명섭 기자 =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해 대규모 달러채 등 해외 조달을 추진했던 국내 '큰 손' 현대캐피탈의 입장에도 변화가 생겼다.







지난달 시장 환경 급변에 따라 예정된 달러채 발행을 강행하지 않았던 현대캐피탈은 향후 글로벌 금리 동향을 살피며 조달에 나설 계획이다.

17일 캐피탈업계에 따르면 현대캐피탈은 지난 2월 2억5천만 스위스프랑 규모의 그린본드 발행에 성공한 이후 해외채 발행에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

당시 현대캐피탈은 스위스프랑 미드 스와프(CHF Mid-Swap) 대비 100베이시스포인트(bp) 가산한 수준으로 채권 발행에 성공했으며 이는 달러 조달 금리 대비 10bp 저렴한 수준이다.

현대캐피탈은 시장 환경 변화에 대비해 최근 3년간 다양한 채널을 통한 해외채 조달에 나섰다.

스위스와 일본 등 금리가 낮아 조달비용이 상대적으로 적게 드는 국가나 미국 달러채 등 안전자산 중심으로 이뤄졌다.

2017년 3월 6억 달러 규모의 미국 달러채와 3월에 4억 달러 규모의 호주 달러채 발행에 잇따라 성공했고 8월에도 9억 달러 규모의 미국 달러채 발행을 성사시켰다.

2018년에는 5억 달러 미국 달러채, 3억 규모 스위스프랑채, 220억 규모의 사무라이본드 발행에 연이어 성공했다.

지난달에도 3억 달러 규모의 미국 달러채 발행에 나서려 했던 현대캐피탈은 미국 국채 금리가 단기간 급락한 영향으로 발행 계획을 연기했다.

현대캐피탈 관계자는 "당시 시장환경이 급변한 상황에서 무리하게 발행에 나설 필요는 없다고 판단했다"며 "이미 상환이 이뤄진 상황에서 당장 자금이 급했던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현대캐피탈은 글로벌 채권시장에서 꾸준히 발행에 나서는 금융회사 가운데 하나로 1년에 2~3회 꾸준한 투자설명회(IR)를 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 16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에 따라 유럽과 일본 등 금리가 낮아 조달 환경이 국내보다 유리한 시장을 찾아 나섰던 현대캐피탈에도 변화가 감지된다.

국내 조달환경이 일시적으로 좋아져 굳이 미국 달러채를 무리하게 발행하지 않을 계획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시장 환경을 봐야겠지만 기준금리 인하로 국내 조달 환경이 좀 더 나아진 것은 맞다"며 "현대캐피탈의 경우 올해 안에 무리하게 달러채를 발행하려 하지 않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국내 채권시장을 살펴보면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25bp 인하한 직후 국고채 3년물은 3.5bp, 10년물은 1.8bp 각각 상승 마감하는 등 혼조세를 나타내고 있다.

미국이 이달 말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어 발행 시장 분위기를 가늠하기가 쉽지 않다.

현대캐피탈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하로 국내 채권시장의 조달환경도 좋아진 것으로 보인다"며 "다양한 투자자가 국내 시장에 참가할 수 있어 시장 환경을 면밀히 살피고 있다"고 말했다.

msby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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