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환시, 펀더멘털 vs 위안화 프록시…"심리 반전은 글쎄"
서울환시, 펀더멘털 vs 위안화 프록시…"심리 반전은 글쎄"
  • 윤시윤 기자
  • 승인 2019.10.17 1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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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기자 =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이 두 가지 테마 사이에서 '와리가리' 하는 가운데 가격을 움직이는 펀더멘털, 수급, 심리 3박자가 모두 불안 재료로 치우치고 있다.

17일 서울환시 등에 따르면 달러-원 환율은 지난 3거래일 연속으로 바닥을 높이며 강한 하방 경직성을 보였다.

전일에는 펀더멘털 악화와 홍콩 사태와 관련한 미중 갈등으로 인한 '위안화 프록시(proxy)' 장이 이어지면서 상승폭을 키웠다.

이날도 1,180원대 중반을 웃돈 레벨에서 출발했다.

서울환시 참가자들은 달러-원 환율의 '키 재료'가 국내 펀더멘털 약화와 홍콩발 주요 2개국(G2) 갈등에 따른 위안화 약세에 있다고 보고 달러-원이 이를 번갈아 반영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당분간 환율이 큰 폭으로 하락 반전할 구조가 만들어지긴 어렵다고 봤다.

전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이후 나온 통화정책방향문에서 한은은 지난 7월 제시한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 2.2%를 하회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국제통화기금(IMF)도 한국의 전망치는 2.6%에서 2.0%로 0.6%포인트 낮춰 잡은 바 있다.

A시중은행 외환딜러는 "달러-원 흐름을 보면 홍콩 이슈로 위안화를 따라가는 속도는 느렸고 어제 금통위 소수의견 등장 직후 더 빠르게 움직였다"며 "펀더멘털을 봐야 하는 데 무역 합의와 관련한 좋은 소식이 들려도 IMF, OECD 등에서 발표되는 데이터에서 글로벌 성장률, 교역량이 연초 봤던 전망치보다 더 안 좋아진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대외 지향적인 우리나라 경제에서 아무래도 펀더멘털이 단기간에 좋아지긴 어렵다고 본다"며 "수급, 지표상으로 봐도 마이너스일 가능성이 커 달러-원에 일정 부분 하방 경직성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진단하기도 했다.

반면 다른 시장 참가자들은 위안화 재료가 금통위 이슈를 모두 잡아먹었다고 진단하기도 했다.

전일에도 금통위 재료가 소화되자마자 시장은 위안화에 연동했다.

미국 하원이 홍콩 인권 민주주의 법안을 통과시키자 중국 외교부가 다소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면서 미중 간 부분 합의에까지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강해지면서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전일 홈페이지를 통해 "강력한 분개와 결연한 반대를 표한다"며 "법안이 통과되면 중국 측의 이익을 해칠 뿐 아니라 미국의 이익에도 심각하게 손해를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역외 달러-위안(CNH) 환율이 7.10위안대로 급히 상승하자 달러-원도 숏커버로 추가 상승했다.

B외국계은행 외환딜러는 "미 하원의 홍콩 인권 민주주의 법안 통과가 '게임 체인저'였다"며 "미중 간 무역 협상이 1차적으로 완료됐지만 여기에 찬물을 끼얹은 것으로 보여 달러-원 방향은 결국 위안화가 정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딜러는 "중국이 영국으로부터 홍콩을 반환받을 때 홍콩의 자치를 보장한다는 '일국양제(一國兩制)'를 50년 동안 잘 실시한다는 조건을 받아들인 것인데 지금 상황에서 상당히 불안해졌다"며 "정치 체제 문제에선 미국도 동조할 수도 있고 상황이 어떻게 흘러갈지 불확실하기 때문에 충분히 숏을 꺾을 재료"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C외국계은행 외환딜러는 "달러-원이 현재 위안화를 따라가기도 하고 그렇지 않기도 해 상황에 따라 키 재료가 바뀌고 있다"며 "간밤에는 미국 지표가 안 좋게 나오면서 금리 인하 기대 강화로 달러가 약세였으나 아시아 시장에선 리스크온-오프로 방향을 가늠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향후 달러-원 환율은 외국인의 원화 자산 매매 흐름에 따라 예민하게 반응할 수 있다.

역외 시장 참가자들이 현재까지는 1,190원 부근에서 롱포지션을 자르고 달러-원 추가 상승이 제한되고 있지만 국내 펀더멘털이 더욱 악화되고 아시아 국가들의 정치 불확실성이 더욱 확산할 경우 달러 롱, 원화 숏의 심리는 더욱 강해질 수 있다.

전일 외국인도 달러 선물을 5천933계약 매수하며 최근의 매도분을 일부 거둬들였다.

반면 현재 채권 시장에서 원화 자산 수요는 여전하다.

연합인포맥스 금감원 외국인 잔고(화면번호 4576)에 따르면 외국인의 원화 채권 잔액은 이달 들어 지난 1일을 제외하고 하루도 빠짐없이 순매수세가 지속됐다.

지난 14일 127조원을 상향 돌파후 현재 잔고는 15일 기준 127조4천425억 원을 나타내고 있다.

A은행 딜러는 "외국인 채권 잔고가 과연 달러-원 스팟으로 대부분 환전될 가능성은 거의 없어 일부 안정적 심리를 제공할 순 있겠지만 당장 환율 하락 요인으로 작용하긴 어렵다"며 "국내 펀더멘털에 강력한 개선이 있기 전에 해외 쪽 좋은 이벤트가 심리를 바꾸고 이것이 수급으로 이어지는 구조가 되어야 달러-원 환율이 하락하는 반전 구조가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syyoo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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