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노요빈 기자 =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인하에도 서울 채권시장이 약세를 나타내면서 추가 강세 재료에 관심이 쏠린다.

시장참가자들은 단기로는 다음 주에 나올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에 주목하고 있다. 중장기로는 미중 무역협상이 주요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봤다.

17일 채권시장에 따르면 시장참가자들은 채권시장 분위기가 약세로 돌아선 가운데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간담회에서 언급한 3분기 국내총생산(GDP) 발표에 주목했다.

이 총재는 올해 1% 성장률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하는지 묻는 질문에 "지난 간담회 때 대외여건 악화 및 반도체 회복 시기가 지연되는 영향 등으로 올해 성장률 전망치 2.2%를 달성하기가 쉽지 않겠다고 말했었다"며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다음 주 발표할 3분기 국내총생산(GDP) 실적을 보면 가늠할 수 있을 것이다"고 답했다.

금통위가 금리 인하 결정과 함께 경기회복을 지원하기 위해 완화기조를 유지하겠다고 밝힌 만큼 경제성장률 약화는 추가 금리 인하를 지지하는 요인이 되는 셈이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우리나라는 역사상 1%대 성장을 한 적이 없다"며 "오히려 글로벌 금융위기 때 0%대를 기록하고 그밖에는 모두 2%나 3% 그 이상으로 성장했기에 1%대 성장률은 빅피겨 측면에서 심리적으로 영향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조 연구원은 "2%대 성장률을 지키기 위해선 3분기와 4분기가 각각 0.6% 정도 나와야 할 것으로 보이는데 만약 하회한다면 생각보다 부진했다는 취지에서 강세 재료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시중은행의 한 채권 운용역은 "일단 (경제성장률 전망이) 이야기했던 7월 예상치에도 못 미칠 게 확실해진 상황에서 눈에 보이는 수치가 추가 하향 조정된다면 금리 인하 기대감은 완전히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낮아져도 당장 연내 시장 금리에 영향을 주기 어렵다는 의견도 있었다.

전일 국고채 3년물 금리는 1.320%로 기준금리 1.25% 대비 7bp 위에서 5.6% 프리미엄을 반영했다.

정책적 기대를 반영하는 단기금리가 통상 기준금리의 5%를 버퍼로 반영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금리 인상과 인하 기대가 균형을 맞춘 레벨이라고 해석했다.

시중은행의 한 채권 딜러는 "금리 인하 기대가 없다면 3년 국고채 금리가 1.50%에 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경제 지표가 기존에도 워낙 안좋았기 때문에 3분기 GDP 발표에도 추가 인하 기대감을 유지하지 않을까 싶다"면서도 "연말에는 금리가 차익 실현 등으로 오를 수도 있어 지금 수준에서 기다리는 게 맞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미국과 중국을 둘러싼 정치경제적 불확실성은 향후 변동성을 야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양국 간 마찰이 심해질 경우 1차 합의에 이른 무역 협상이 위태로워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중국은 미 하원이 홍콩 반정부 시위대를 지지하는 내용의 법안을 만장일치 통과시키자 강력 반발하며 보복 가능성을 시사했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무역 협상 자체에 대한 불확실성이 남아 시장에 노이즈를 주면서 강세나 약세 재료로 작용하기보다는 당분간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내년도 금리 인하 여부를 두고 대내외적으로 통화정책의 모멘텀은 부재한 상황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안 연구원은 "미 연준의 연내 1차례 인하는 이미 반영된 상태"라며 "연말에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를 인상한 다음이나 칠레에서 있을 미중 간 협상 이후에나 통화정책 방향성은 뚜렷해질 것 같다"고 말했다.

ybn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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