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대차대조표 확대를 위한 단기 국채 매입을 개시했다.

이에 따라 내년에는 줄어들었던 대차대조표가 다시 4조달러를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1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연준은 15일부터 매달 600억달러 규모로 단기 국채매입을 시작했다.

연준은 지난 9월 시중 유동성 경색으로 단기 시장 금리가 급등하자 적정 지급준비금 규모가 작다고 판단해 지난 11일 단기 국채를 매입하기로 결정했다.

매입 대상은 1년 미만으로 내년 2분기까지 매입을 이어갈 예정이다.

연준 당국자들은 지급준비금 규모를 9월 초 수준까지로 되돌리길 원한다고 언급해왔다. 당시 규모는 1조5천억달러로, 연준의 레포 시장 개입이 없었더라면 지준 규모는 1조3천500억달러에 그쳤을 것으로 추정된다.

제롬 파월 의장은 대차대조표의 증가를 '유기적 확대(organic growth)'라고 명시해 새로운 부양책이 아니라고 강조한 바 있다.

유기적 확대란 대차대조표가 부채 규모와 경제 확장의 속도에 맞춰 자연스럽게 증가하는 것을 말한다. 장기 국채를 매입해 장기 금리를 낮추는 기존의 양적 완화(QE)와 다르다는 게 파월의 설명이다.

WSJ에 따르면 연준은 내년 국채 매입 규모를 단계적으로 줄여나가더라도 부채 규모와 경제 확장의 속도를 고려할 때 최소 매달 150억달러가량의 국채를 매입해야 한다.

매달 600억달러 규모로 국채를 매입할 경우 연준의 대차대조표 규모는 내년 4조달러를 웃돌 것으로 추정된다.

연준의 대차대조표 규모는 현재 3조8천억달러 수준이며 역대 최대는 4조2천억달러 정도다.

전문가들은 그동안 연준이 앞서 대차대조표 축소를 중단했지만, 연준의 채무가 명목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에 맞춰 증가해온 점으로 미뤄 은행의 지준이 계속 줄어들 것으로 예측해왔다.

이 때문에 연준의 대차대조표 확대가 불가피할 것으로 봤다.

하지만 지난 9월 단기 자금 시장의 하루짜리 레포 금리가 10%까지 급등하면서 당초 예상보다 더 빨리 대차대조표 확대가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캐피털이코노믹스(CE)는 이날 보고서를 통해 연준이 지준의 최소 마지노선을 9월 초 수준인 1조5천억달러로 추정하고 있다며 이는 연준이 내년 정도까지 대차대조표를 적어도 4천억달러가량 더 늘려야 한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따라서 매달 400억달러씩 국채를 매입할 경우 이는 내년 4월에 목표치에 도달하게 된다.

CE는 내년 4월 이후 연준이 매달 50억~100억달러가량 규모로 매입 규모를 축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연준은 매달 400억달러어치씩 국채를 매입하는 이번 조치가 QE가 아니며 단순한 기술적 조정이라고 강조했다.

CE도 이번 조치는 유동성 관리의 차원으로 실질금리를 낮추기 위한 목적이 아니라며 이는 연준의 채무 수요가 증가에 따른 것으로 QE와 같은 효과를 내지도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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