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오진우 특파원 = 뉴욕 유가는 영국과 유럽연합(EU)의 브렉시트 초안 합의에 힘입어 상승했다.

17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1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0.57달러(1.1%) 상승한 53.93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원유시장 참가자들은 브렉시트 관련 소식과 미국 원유 재고지표, 중동 정세 등을 주시했다.

영국과 EU가 브렉시트 초안에 합의하면서 원유를 포함한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 심리가 전반적으로 개선됐다.

양측은 그간 핵심 쟁점이던 관세 문제에 대해 북아일랜드가 법적으로는 영국의 관세체계를 적용받되 실질적으로는 EU 관세·규제체계 안에 남는 방안에 합의했다.

북아일랜드는 EU의 상품규제를 따르게 되며, 동시에 영국 관세체계에 남되 EU 유입 우려가 있는 상품은 EU 관세율을 적용하는 내용 등을 담았다.

EU 정상은 합의안 초안을 이날 만장일치로 승인했다.

관건은 영국 하원에서 합의안이 통과될 수 있는가 하는 점이다. 영국은 오는 19일 하원에서 이에 대한 승인 투표를 진행할 예정이다.

노동당 등 야당은 이 합의안에 대해 여전히 반대 입장이다. 더욱이 집권 보수당의 사실상 연립정부 파트너로 투표의 키를 쥔 민주연합당(DUP)도 성명을 내고 반대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장클로드 융커 집행위원장에게 의회 비준을 받을 자신이 있다는 견해를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융커 위원장은 이번 합의로 브렉시트의 추가 연기는 필요가 없어졌다는 뜻을 밝혔다.

합의안대로 영국 의회가 비준하든지 아니면 '노딜 브렉시트'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경고도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의회 비준의 불확실성이 남아 있기는 하지만, 노딜 브렉시트의 위험이 줄어든 데 따른 안도감이 부상했다.

브렉시트 초안 합의 등으로 달러가 약세를 보인 점도 유가 상승을 거들었다.

글로벌 달러 인덱스는 이날 97.469까지 저점을 낮췄다. 지난 8월 말 이후 최저치다.

원유는 달러로 거래되는 만큼 달러 약세는 유가 상승 재료로 작용한다.

미국 원유재고가 큰 폭 증가한 점은 유가에 하락 압력을 가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지난주 미 원유재고가 928만 배럴가량 증가했다고 밝혔다.

원유재고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 230만 배럴 증가보다 큰 폭 늘었다.

터키의 쿠르드족 공격에 따른 중동지역 긴장 고조 우려는 경감됐다.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은 터키가 시리아 북동부에서 5일간 휴전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원유 시장 참가자들은 경기 둔화와 재고 증가에 대한 부담이 지속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FXTM의 한 탄 연구원은 "글로벌 경제에 대한 광범위한 우려와 미·중 무역전쟁이 세계 경제에 지속해서 타격을 주고 있다는 우려 속에 미국 재고가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jwoh@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2시간 더 빠른 04시 41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