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17일(이하 미국시간)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영국과 유럽연합(EU)이 브렉시트 초안에 합의한 데 힘입어 올랐다.

미 국채 가격은 브렉시트 초안 합의 소식에 소폭 하락했고, 달러화는 경제 지표 부진 등으로 하락했다.

뉴욕 유가는 브렉시트 초안 합의에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개선돼 힘입어 상승했다.

영국과 EU가 EU 정상회의를 코앞에 두고 브렉시트 초안에 합의하면서 투자 심리가 개선됐다.

양측은 그간 핵심 쟁점이던 관세 문제에 대해 북아일랜드가 법적으로는 영국의 관세 체계를 적용받되 실질적으로는 EU 관세·규제 안에 남는 방안을 도출했다.

EU는 브렉시트 합의안 초안을 이날 정상회의에서 승인했다.

관건은 영국 하원에서 합의안이 통과될 수 있는가 하는 점이다. 영국은 19일 하원에서 이에 대한 승인 투표를 진행할 예정이다.

중동 지역 긴장은 완화했다.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은 터키가 쿠르드 민병대(YPG) 철수를 조건으로 5일간 군사작전을 중지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미·중 무역협상 관련해서도 불확실성이 지속하고 있다.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은 1단계 합의에서 여전히 할 일이 남았다면서도, 양국 정상이 다음 달 합의문에 서명하도록 문서화 작업이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가오펑(高峰)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1단계 합의에는 중국이 국내 수요및 시장 원칙을 바탕으로 미국에서 농산물 주문을 늘리고, 미국은 이를 위해 양호한 환경을 조성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양측 협상의 궁극적인 목표는 무역전쟁을 멈추고 추가 관세를 모두 취소하는 것"이라고도 밝혔다.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금융 서비스와 통화, 다른 분야에서 진전이 있었으며, 협정을 마무리할 모멘텀이 생겼다"고 다소 긍정적인 발언을 내놨다.

이날 발표된 미국 9월 산업생산은 0.4% 감소해 시장 예상 0.2% 감소보다 부진했다.

제조업 생산은 전월보다 0.5% 감소했고,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도 0.9% 줄었다.



◇ 주식시장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3.90포인트(0.09%) 상승한 27,025.88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8.26포인트(0.28%) 상승한 2,997.95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32.67포인트(0.40%) 오른 8,156.85에 장을 마감했다.

시장은 브렉시트 관련 소식과 주요 기업 실적 및 경제지표 등을 주시했다.

EU는 브렉시트 합의안 초안을 이날 정상회의에서 승인했다.

관건은 영국 하원에서 합의안이 통과될 수 있는가 하는 점이다. 영국은 19일 하원에서 이에 대한 승인 투표를 진행할 예정이다.

노동당 등 야당은 합의안에 대해 여전히 반대 입장이다. 더욱이 집권 보수당의 사실상 연립정부 파트너로 투표의 키를 쥔 민주연합당(DUP)도 성명을 내고 반대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장 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에게 의회 승인을 받을 자신이 있다는 견해를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융커 위원장은 이번 합의로 브렉시트를 추가 연기할 필요가 없어졌다는 뜻을 밝혔다. 합의안대로 영국 의회가 승인하든지 아니면 '노딜 브렉시트'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경고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기업들의 양호한 3분기 실적 발표가 이어지는 점도 주가에 상승 동력을 제공했다.

전일 장 마감 이후 예상보다 양호한 실적 및 글로벌 가입자 증가를 발표한 넷플릭스 주가는 2.5%가량 올랐다.

모건스탠리도 예상보다 양호한 순익과 매출을 발표해 주가가 약 1.5% 올랐다.

팩트셋에 따르면 이날까지 실적을 발표한 S&P 500 지수 포함 기업의 약 76% 이상이 시장 예상을 웃도는 순익을 내놨다.

반면 글로벌 경제둔화 우려는 주가의 상단을 제한하는 요인이다.

이날 업종별로는 기술주가 0.23% 하락한 것을 제외하고 전 업종이 올랐다. 커뮤니케이션이 0.64% 올랐고, 산업주는 0.47% 상승했다.

이날 발표된 다른 경제지표도 대체로 부진했다.

미 상무부는 9월 신규주택 착공이 전월 대비 9.4% 감소한 125만6천 채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는 3.2% 감소한 132만 채였다.

필라델피아 연은에 따르면 10월 필라델피아 연은 지수는 전월 12.0에서 5.6으로 내렸다. 전문가 전망치 6.4도 하회했다.

노동부는 지난주 실업보험청구자 수가 전주보다 4천 명 늘어난 21만4천 명(계절 조정치)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다만 시장 예상 21만5천 명보다 적었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브렉시트 최종 타결 여부에 대해 의구심은 여전하지만, EU와 영국의 합의가 투자 심리에 도움을 줄 것으로 내다봤다.

스파르탄 캐피탈 증권의 피터 카르딜로 수석 시장 경제학자는 "영국 의회 승인 절차가 남아 있지만, EU와 영국의 합의 소식은 미국 기업들의 양호한 실적과 어우러져 시장 심리를 북돋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FF 금리선물 시장은 이달 25bp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85.0% 반영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0.8% 상승한 13.79를 기록했다.



◇ 채권시장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이하 미 동부시간)께 뉴욕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 종가보다 0.7bp 오른 1.757%를 기록했다.

국채 30년물 수익률은 전장보다 0.5bp 상승한 2.243%를 나타냈다.

통화 정책에 특히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1.5bp 오른 1.604%에 거래됐다.

10년물과 2년물 격차는 전장 16.1bp에서 이날 15.3bp로 축소됐다.

국채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영국과 EU가 EU 정상회의를 몇시간 앞두고 브렉시트 초안에 합의했다고 발표해 미 국채와 같은 안전자산 선호는 물러났다. 브렉시트 낙관론이 커져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1.797%까지 오르기도 했다.

다만 이 합의안이 비준에 이를 수 있을지 시장 의구심이 점차 커져, 미 국채는 한때 상승 전환하기도 했다. 노딜 브렉시트 가능성은 줄었다는 안도에 결국 하락했다.

시장에서는 북아일랜드 민주연합당(DUP) 반대로 의회를 통과할 수 있을지 불확실하다는 반응이다.

영국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0.9bp 내린 0.684%를 기록했다.

전일 소매 판매에 이어 이날 발표된 산업생산 지표도 부진해 미 국채 값 낙폭은 제한됐다.

9월 산업 생산은 시장 예상을 밑돌았고, 9월 신규주택 착공은 컨센서스를 대폭 하회했다. 지금까지 발표된 미국 기업 실적은 호조를 보였지만, 무역전쟁 여파가 기업 실적에 어떻게 나타날지 여전히 우려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1단계 무역 합의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시각이 점차 강해지고 있다. 중국이 미국산 농산물을 사기로 했지만, 당초 예상만큼 규모가 상당하지 않아, 협상에 진전이 있는지 의문이 커지고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시포트 글로벌 증권의 톰 디 갈로마 채권 트레이딩 매니징 디렉터는 "브렉시트 합의가 영국 의회에서 여전히 상당한 역풍을 맞을 수 있다"며 "헤드라인 위험이 시장의 중심에 있다"고 말했다.

FTN 파이낸셜의 짐 보겔 금리 전략가는 "브렉시트 합의안이 영국 의회를 통과할 것이라는 현실성이 사라지면서 위험은 커졌고, 투자자들은 마지못해 국채 매수로 복귀했다"고 설명했다.

웨이버튼 인베스트먼트의 윌리엄 디닝 투자전략 대표는 "여전히 상당한 불확실성이 있고, 존슨 총리가 의회 통과를 이뤄낼 수 있을지 의문도 남아 있다"며 "다음으로 예상할 수 있는 것은 총선 가능성"이라고 강조했다.



◇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이하 현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08.633엔을 기록,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08.780엔보다 0.147엔(0.14%) 내렸다.

유로화는 달러에 유로당 1.11246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10749달러보다 0.00497달러(0.45%) 상승했다.

유로는 엔에 유로당 120.87엔을 기록, 전장 120.45엔보다 0.42엔(0.35%) 올랐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한 달러 인덱스는 전장보다 0.41% 내린 97.609를 기록했다. 사흘째 하락해 8월 말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장 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과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새로운 브렉시트 합의에 도달했다고 밝혀 위험통화가 강세를 나타냈다.

전일 소매 판매에 이어 이날 산업 생산도 실망감을 줘 달러는 하락세를 지속했다.

EU와 영국이 브렉시트 초안에 합의했지만, 북아일랜드 민주연합당(DUP)이 초안에 반대 입장을 나타내는 등 영국 의회 통과에 대한 의구심은 늘었다.

영국 제1야당인 노동당의 제러미 코빈 대표도 이전보다 더 안 좋은 합의라면서, 또 한 번의 국민투표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브렉시트 합의 소식 직후 파운드-달러는 5개월 만에 최고치로 올랐다가 낙관론이 줄어들면서 하락 반전하기도 했다. 결국 노딜 브렉시트 가능성이 줄었다는 안도에 파운드-달러는 0.36% 상승했다.

미국의 9월 산업 생산은 시장 예상보다 더 줄어, 제조업 부진이 더 뚜렷해지고 있음을 나타냈다. 전일 미국 경제의 버팀목이던 소비에서도 균열 조짐이 나타났다.

경제 지표가 잇따라 시장 예상을 밑돌아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추가 금리 인하 기대도 커졌다. 금리가 내려가면 수익률을 추구하는 투자자들에게 달러 매력은 줄어든다.

미국과 중국의 1단계 무역 협상과 관련해 불확실성은 여전하지만, 시장 기대는 이어지고 있다.

UBS 글로벌 웰스 매니지먼트의 제리 루카스 선임 트레이딩 전략가는 "미국과 중국의 대화는 긍정적이어서, 1단계 협정이 다음 달 G7 정상회의에서 체결될 가능성이 높다"며 "브렉시트 진전까지 더해지면 전 세계는 2주 전보다 더 좋은 상황을 맞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에버코어 ISI는 "북아일랜드 DUP가 반대해 영국 정부가 EU와의 브렉시트 합의에 대한 승인을 얻을 수 없을 것"이라며 "존슨 총리는 거의 모든 온건 보수당 의원들과 상당수의 노동당 지원이 필요한데, 현시점에서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ING의 페트르 크르파타 수석 EMEA 외환·금리 전략가는 "노딜 브렉시트 가능성이 작아진 만큼 트레이더들이 파운드 숏 포지션을 다시 대거 쌓지는 않을 것"이라며 "영국 의회가 새로운 브렉시트 합의를 거부한다 해도 하드 브렉시트 가능성은 줄었기 때문에 숏 포지션이 특히 더 강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터키가 조건부로 시리아에서 5일간 군사 작전을 중지하기로 미국과 합의함에 따라 터키 리라가 달러에 큰 폭 상승했다.



◇ 원유시장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1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0.57달러(1.1%) 상승한 53.93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원유시장 참가자들은 브렉시트 관련 소식과 미국 원유 재고지표, 중동 정세 등을 주시했다.

영국과 EU가 브렉시트 초안에 합의하면서 원유를 포함한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 심리가 전반적으로 개선됐다.

의회 비준의 불확실성이 남아 있기는 하지만, 노딜 브렉시트의 위험이 줄어든 데 따른 안도감이 부상했다.

브렉시트 초안 합의 등으로 달러가 약세를 보인 점도 유가 상승을 거들었다.

글로벌 달러 인덱스는 이날 97.469까지 저점을 낮췄다. 지난 8월 말 이후 최저치다.

원유는 달러로 거래되는 만큼 달러 약세는 유가 상승 재료로 작용한다.

미국 원유재고가 큰 폭 증가한 점은 유가에 하락 압력을 가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지난주 미 원유재고가 928만 배럴가량 증가했다고 밝혔다.

원유재고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 230만 배럴 증가보다 큰 폭 늘었다.

터키의 쿠르드족 공격에 따른 중동지역 긴장 고조 우려는 경감됐다.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은 터키가 시리아 북동부에서 5일간 휴전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원유 시장 참가자들은 경기 둔화와 재고 증가에 대한 부담이 지속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FXTM의 한 탄 연구원은 "글로벌 경제에 대한 광범위한 우려와 미·중 무역전쟁이 세계 경제에 지속해서 타격을 주고 있다는 우려 속에 미국 재고가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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