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현정 기자 =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돼 재판을 받아온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대법원에서 집행유예형을 선고받아 사법적 리스크를 털어낸 가운데 향후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18일 재계 등에 따르면 신 회장은 이날 오전 열린 지주사 주요 임원들과의 회의에서 그동안의 노고를 격려하고 향후 경영 방향 등에 대해 설명하는 자리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 관계자는 "신 회장이 대법원 판결과 상관없이 정상 출근해 업무를 보고 있으며, 여전히 현안이 산적해 있는 만큼 평소와 다를 바 없이 업무에 매진해 달라고 당부하셨다"고 전했다.

2심에서 집행유예를 받아 풀려난 이후 광폭행보를 보인 것과 같이 앞으로도 주요 현안 해결을 위해 국내외에서 다각도의 경영활동을 이어갈 것이란 게 롯데 측의 설명이다.

특히 이날 오후 일왕 즉위식 참석을 위해 일본을 찾는 이낙연 국무총리와 비공개 면담을 가지기로 하면서 관심을 끌고 있다.

이번 면담은 이 총리의 요청에 따른 것이다.

이 총리는 방일 중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개별 회담을 갖는 한편, 일본 정치인들을 만나 한일관계 해법을 모색할 것으로 보이는데 신 회장의 의견을 참고할 것으로 보인다.

신 회장은 롯데 창업주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과 일본계 모친 시게미쓰 하츠코 여사의 차남으로, 한일 양국에서 롯데그룹을 운영하면서 일본 상황에 정통하다.

아베 총리가 신 회장 장남 결혼식에 참석할 정도로 일본 고위급 정치인들과도 친분이 있다.

이 총리와 신 회장은 지난 5월 미국 루이지애나주 롯데케미칼 에틸렌공장 준공식 때도 만나 한일관계에 대해 논의한 바 있다.

신 회장이 산적한 현안 가운데 가장 먼저 풀어야 할 숙제는 '롯데는 일본 기업'이라는 프레임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한일 관계 악화 후 주요 계열사들이 불매운동 타깃이 되면서 실적에 적잖은 타격을 입었다.

업계에서는 신 회장이 이 총리와의 회동 후 일본 출장길에 오르는 등 한일 관계 복원에 적극 나설 가능성도 거론하고 있다.

무엇보다 불매운동으로 직격탄을 맞은 계열사의 실적 회복이 급선무다.

유니클로 등 일본 합작 회사는 물론 일본과 관계없는 계열사까지 불매 대상에 오르내리면서 매출 감소의 직격탄을 맞았다.

업계에서는 지난 7월부터 본격화된 일본제품 불매운동으로 롯데 계열사 전체로 약 1조원 가까운 손해를 입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호텔롯데 상장 역시 지주사 체제 완성의 마지막 퍼즐이자, 일본 기업이라는 프레임에서 벗어나기 위한 대책 중 하나다. 호텔롯데는 일본 롯데홀딩스 등 일본 자본이 99%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신 회장은 호텔롯데 상장을 통해 일본 자본 비율을 50% 이하로 낮추고 지주사로 편입하는 방안을 구상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대법원판결로 그동안 신 회장은 그룹의 경영을 정상화하고 국가 경제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며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해 신 회장이 주목할 만한 역할을 한다면 롯데가 직간접적으로 얻을 수 있는 게 생각보다 많을 수 있다"고 말했다.

hj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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