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지주, 보험사 '빅딜' 두고 고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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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지서 기자
  • 승인 2019.10.18 11: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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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생명 인수 6월부터 검토하다 무산

"뻔한 딜 안 한다"…국내외 매물 전방위 검토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이 보험사 '빅 딜'을 두고 고심하고 있다.

현대증권을 인수해 KB증권을 초대형 투자은행(IB) 반열에 올려놓음으로써 그룹의 비은행 부문을 강화한 윤 회장이 보험 부문에서도 인수합병(M&A) 매직을 보여줄 수 있을지 금융권 안팎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무산' 된 미래에셋생명 인수

1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KB금융지주는 배타적 협상권을 받아 미래에셋생명 인수를 검토했으나 최근 무산됐다.

양측의 논의가 진행된 것은 지난 6월부터다. 지난해 PCA생명 인수를 마무리한 미래에셋생명이 그간 보험사 M&A 시장에서 매물로 거론된 적 없던 터라 양측의 논의는 극비에 진행됐다.

미래에셋생명은 자산규모 35조원의 업계 5위권 생명보험사다. 업계 하위권에 머무는 KB생명(자산규모 10조원)이 미래에셋생명과 더해지면 업계 중상위권으로 단숨에 도약할 수 있다.

전일 기준 미래에셋생명의 시가총액은 7천169억원이다. 최대 주주는 미래에셋대우(22.01%)로, 미래에셋캐피탈(15.59%)과 미래에셋자산운용(5.06%) 등 특수관계인 28명이 보유한 지분은 43.34%다.

미래에셋생명은 변액보험 등 특별계정 위주의 영업에 강해 다른 생보사와는 사업 구조가 차별화돼 있다. 자산의 30% 이상이 변액보험 자산이라 수수료 수익의 안정성도 크다.

무엇보다 새 회계제도(IFRS17)와 지급여력제도(K-ICS)로 인해 추가 자본을 쌓아야 하는 위험도 다른 생보사보다 상대적으로 낮다. 그룹의 네트워크에 힘입어 해외투자에 강점이 있다는 점도 KB금융 입장에선 매력적이다.

미래에셋그룹은 새 규제도입과 금융그룹통합감독을 앞두고 미래에셋생명 지분을 매각함으로써 추가 자본 적립 등의 부담을 낮출 수 있다. 은행 계열사를 활용한 판매 채널 확보를 비롯해 디지털 영역에서도 KB금융과 장기적인 협업을 이어갈 수 있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봤다.

하지만 수 개월간 오간 논의에도 양측은 매각 규모와 가격을 두고 최종 조율을 하지 못했다. 미래에셋은 KB금융과의 협상 무산 이후 일단 매각 의지를 접은 상태다.

IB 업계 관계자는 "오너가 확실한 곳과의 M&A 조율이 쉽지 않았을 것"이라며 "KB금융의 자금 여력이 적지 않은 만큼, 미래에셋 측의 매각 의사가 확실해진다면 추가 논의도 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제2의 현대증권 찾아 삼만리

그간 윤 회장은 비은행 부문 중에서도 생보사 M&A를 최우선으로 하겠다는 뜻을 여러 번 밝혀왔다. 올해를 M&A를 위한 적기로 손꼽기도 했다. 금융당국이 추진하는 각종 제도와 규제시행을 앞두고 보험사 매물이 쏟아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보험사 M&A가 언급될 때마다 KB금융은 유력한 잠재 후보군으로 거론됐다. 올해 초 교보생명을 시작으로 KDB생명, 동양생명, ABL생명의 매각설이 나올 때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윤 회장은 웬만한 러브콜에도 단호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KB금융 관계자는 "뻔한 딜은 하지 않겠다는 뜻이 강하다"며 "M&A를 통해 의미 있는 도약이 가능한지가 중요하다. 가격이 지나치게 싸다면 고려대상이 될 수도 있지만, 그보단 성장의 스토리가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KB금융이 미래에셋생명을 내부적으로 검토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지난해 오렌지라이프를 자회사로 편입한 신한금융은 그룹의 자산규모로도 KB금융을 제쳤다. 2~3년 뒤 신한생명과 통합한다면 업계 4위권 생보사도 보유하게 된다. 오렌지라이프와 자산규모가 비슷한 미래에셋생명 정도를 인수해야 비슷한 효과가 가능하다고 판단한 셈이다.

지난 2016년 현대증권 인수가 대표적이다. KB금융은 현대증권 지분 22.56%를 1조2천500억원에 사들였다. 고가 인수 논란이 제기됐지만, 그해 약 7천억원의 염가매수차익을 거뒀다. 이후 합병한 KB증권은 업계 6위권으로 도약했다.

KB금융 또 다른 관계자는 "과거 현대증권을 인수할 때도 내부 평가가 엇갈렸고 인수 후를 우려하는 시각이 많았다"며 "결과적으로 그 빅딜이 아니었다면 리딩 그룹은 없었다"고 평가했다.

현재 KB금융은 국내외 다양한 M&A 매물을 검토 중이다. 생보사와 소매금융사, 핀테크 등이 주요 대상이다.

출자 여력도 나쁘지 않다. 지난 6월 말 기준 이중레버리지비율은 125.3%로 부채 비율을 고려한 출자여력은 1조7천억원이 넘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윤 회장이 M&A 추진에 속도를 낼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현대증권과 LIG손해보험의 뒤를 잇는 또 다른 M&A가 전개될 수 있다"며 "윤 회장의 산업 사이클을 읽는 통찰력이나 재무적 역량을 고려한다면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jsjeong@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11시 05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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