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노요빈 기자 = 외국인이 서울 채권시장에서 국채 현물과 선물을 대량 매도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시장 참가자들은 10월 금융통화위원회 결과에 대한 실망감, 기술적 차트 상 악재가 겹친 결과라고 분석했다. 다만 현물 매도는 국고채 매입(바이백)을 고려하면 선물과 달리 교체 매매에 가깝다고 봤다.

18일 금융시장에 따르면, 외국인은 전일 3년과 10년 국채선물을 각각 1만3천309계약, 4천989계약 순매도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외인이 금통위 결과를 예상보다 매파적으로 해석해 투자 심리가 약해졌을 것으로 예상했다.

A 증권사의 한 채권 딜러는 "외인이 추가 금리 인하를 크게 기대하지 않는 쪽으로 돌아서면서 실망 매물이 좀 많이 나온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B 시중은행의 한 채권 딜러는 "금통위 실망과 더불어 JP모건 등 외국계 투자은행(IB)이 내년 초 금리 인하 전망을 수정하면서 전반적으로 심리가 꺾인 것 같다"고 말했다.

금통위 이후 JP모건은 한국은행이 내년 1분기에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란 전망을 철회했다.

기술적 차트 상 악재가 더해지면서 충격이 증폭됐다는 의견도 나왔다.

C 증권사의 한 채권 딜러는 "3년 국채선물이 이동평균선 120일 지지선을 이탈했다는 점에 주목한다"며 "20일 이평선에 이어 기술적 타이밍이 안 좋게 겹치다 보니 매도를 많이 한 것 같다"고 말했다.

3년 국채선물이 이동평균선 120일 지지선을 훼손한 것은 지난 4월 이후 처음이다.



<3년 국채선물 차트, 20일 이동평균선(녹색)과 120일 이동평균선(적색)>





B 채권 딜러는 "외국인은 선물 시장에서 기술적 플레이를 많이 하는 만큼 약세로 이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바이백을 고려하면 외국인의 현물 매도는 선물 매도와 달리 교체 매매 개념에 더 가깝다는 의견이 나왔다.

연합인포맥스 채권별 거래 종합(화면번호 4556)과 투자 주체별 거래 종합(화면번호 4565) 화면에 따르면, 외국인은 전 거래일 국채를 4천812억 원 팔았고 통안채는 2천400억 원 사들였다.

채권시장에 따르면 같은 날 외국인이 매도한 채권 중 약 6천569억 원 규모는 바이백 국고채 종목이었다.

바이백의 경우 국고채 전문딜러(PD)가 의무적으로 응찰을 하다 보니 채권 가격 하락을 어느 정도 방지할 수 있어 물량을 처리하기에 유리하다.

C 채권 딜러는 "외국인 입장에서 봤을 때 안전하게 마진을 얻을 수 있어 유리한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크게 수익이 나지 않는 포지션이라는 결론이 났다면 이번 바이백은 물량을 줄이기 좋은 타이밍이다"고 덧붙였다.

B 채권 딜러는 "현물 쪽에서 외인 매도 충격은 크게 없는 것 같다"며 "바이백 물량이 시장에 나오는 것도 아니고 통안채를 2천400억원 입찰 받아가면서 롤오버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ybn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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