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연합인포맥스) 최진우 기자 =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은 18일(현지시간) "미국으로부터 환율관찰대상국에서도 제외됐으면 하는 게 희망이지만, 현실적으로 이번에 제외되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닐 것"이라고 밝혔다.

홍 부총리는 이날 워싱턴 국제통화기금(IMF)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미국의 환율보고서는 원래 10월 중순이면 발표되는데 조금 늦어지는 거 같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홍 부총리는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은 (우리나라가 원래) 환율 개입에 대한 시장 보고서를 반기별로 공개해왔는데 분기별로 공개하는 데 대해서 높게 평가했다"고 전했다.

IMF가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기존 2.6%에서 2.0%로 대폭 낮춘 데 대해서는 "그간 IMF는 4차례에 걸쳐서 세계 경제성장률과 각국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는데, 한국에 대해서는 하지 않았다"고 운을 띄웠다.

그러면서 "이번에 한꺼번에 하향 조정하다 보니 0.6%포인트 낮춰서 2.0%로 전망한 것"이라며 "IMF에 물어보니 주요 세계 경제, 특히 중국 경제성장이 특히 둔화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고 한다"고 전했다.

여기에 미·중 무역갈등을 포함해 전 세계적으로 무역갈등이 확산한 것이 대외 의존도가 높은 한국과 싱가포르, 홍콩 등 아시아국가에 집중적으로 영향을 미쳤다는 게 홍 부총리의 설명이다.

홍 부총리는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 하락 폭인 0.6%포인트는 글로벌 경제에서 평균적으로 낮아진 것"이라며 "IMF는 (세계 성장률을) 0.7%포인트를 낮췄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0.6%포인트 내렸는데, 한국은 평균 하향조정 정도를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IMF가 내년 우리나라의 성장률을 2.2%로 올해보다 높아지는 것으로 평가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내년도 좋게 보는 배경을 물어봤는데 한국이 어느 나라보다 선제적으로 확장적인 재정 기조를 가져간 데 높은 평가를 했다"고 전했다.

그런데도 여전히 성장률 전망치가 낮다는 데 대해서는 아쉬움을 표했다.

홍 부총리는 "우리나라 잠재성장률을 현재 2.5~2.6% 정도로 추정하고 있다"면서 "다시 말해서 성장 잠재력 자체가 2.5~2.6%이기 때문에 별도의 생산성을 높이는 대책이 있어야 한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내년도 한국 성장률인) IMF 2.2%, OECD 2.3%는 잠재 성장률이 못 미치는 상황"이라며 "정부로서는 내년에 어떻게 경제정책을 이끌고, 얼마만큼의 성장률을 목표로 할지 검토 중"이라고 했다.

홍 부총리는 "아마도 내년도 성장률을 IMF와 세계은행(WB)이 전망하는 수치에 정부의 정책 의지와 경제활력을 제고하는 정책 역량이 가미되는 형태로 설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세입 확보를 위한 증세 가능성에 대해서는 여전히 부인했다.

홍 부총리는 "증세 문제는 사회적 합의와 국민적 공감대가 있어야 한다"면서 "지금까지는 탈루소득 확보를 강화한다거나 비과세 제도를 정비하는 식으로 했고, 성장률을 높여 조세 수입이 늘어날 수 있다는 데 일차적인 역점을 두고 있다"고 했다.

미·중 무역갈등의 전개 양상이 앞으로 우리나라의 내년 성장률에 중요한 변수라고 했다.

홍 부총리는 "IMF 스스로 전망치를 내놓으면서도 '불안정한 상태로의 전망(Precarious outlook)'이라는 표현이 있는데 무역 긴장 상태가 어떻게 진행될지에 따라 전망치가 달라질 수 있다는 뉘앙스를 같이 제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으로서는 미국과 중국이 우리나라 수출의 40%를 차지하는 양대 국가이기 때문에 당연히 미·중 무역갈등이 해소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는 소망이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 수출규제 관련해서는 "다음 주에 이낙연 국무총리의 일본 방문과 아베 신조와의 면담이 있는데 올해가 가기 전에 한ㆍ일 양국 간의 원만한 대화로 해결돼야 내년을 준비하는 기업의 불확실성이 걷힐 것"이라고 판단했다.

jwcho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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