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전소영 기자 = 한국은행은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의 장단기금리 축소 및 역전을 향후 경기침체 전조로 해석하는 데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한은은 20일 '미국·독일 장단기금리 역전 전후 실물지표 추이와 시사점' 보고서에서 "주요국 사례를 살펴본 결과 장단기 금리 역전과 경기침체 간 관계가 일관되게 나타나지 않았다"며 이같이 밝혔다.

미국과 독일에서는 장단기금리 역전과 경기침체 간 관계가 비교적 뚜렷했다. 영국의 경우 금리 역전 이후에도 경기 수축이 나타나지 않았으며, 일본이나 호주는 장단기금리 역전이 없어도 경기침체가 발생했다.

미국은 1960년 이후 8번의 장단기금리 역전이 나타났다. 이 중 1966년을 제외하고는 모두 금리 역전 이후 경기가 수축국면으로 들어갔다.

독일은 1990년 통일 이후 두 차례 장단기금리 역전이 있었고, 이후 경기 수축국면이 나타났다.

장단기금리 역전 시기의 미국과 독일 산업생산은 상당폭 둔화하거나 감소했다. 두 국가 모두 2007년 전후에는 상대적으로 양호한 증가 흐름을 유지했다.

민간소비는 금리 역전 이후 일부 시기를 제외하고는 증가세가 둔화하거나 감소로 전환했다.

투자는 금리 역전 이후 부진한 흐름으로 전환했다. 설비투자는 증가세가 둔화했고 주택투자는 뚜렷하게 감소하는 등 투자 유형별로 차이가 있었다.

고용은 금리 역전 이후 증가 폭이 축소되거나 감소로 전환했다.

최근 미국과 독일에서 장단기금리 역전이 발생했지만, 경제 흐름은 차이를 보였다.

미국은 일부 지표가 약화 조짐을 보였지만 고용 호조를 바탕으로 소비 중심의 양호한 성장세를 유지했다.

반면 독일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제조업 부진이 이어지면서 경기 둔화 흐름이 이어졌다.

한은은 주요국의 장단기금리 축소 및 역전 현상은 시장참가자들의 경기둔화 우려가 반영된 측면이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최근의 역전 현상을 향후 경기침체 전조로 해석하는 데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근 미국 경제가 양호한 성장세를 보여, 일부 실물지표 둔화 혹은 감소 흐름이 이번에도 재현될 것으로 단정하기에는 시기상조라고 진단했다.

또, 미국의 장단기금리 역전은 양적 완화 등에 따른 기간 프리미엄 축소와 같은 채권시장의 구조적 변화 등에도 기인하는 만큼, 과거 금리 역전과 경기침체 간 관계를 단순히 적용하기에는 곤란하다고 말했다.

한은은 "최근 보호무역주의 강화 등으로 세계교역이 크게 위축되고 성장세가 둔화하는 상황에서 장단기금리 축소와 역전이 주요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는 만큼, 향후 금리 역전 지속 여부 및 실물지표 흐름을 면밀히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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