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현정 기자 = 이마트가 이갑수 대표 교체 등 고강도 인적 쇄신에 나선 가운데 실적 부진에 시달리는 유통업계 전반으로 대대적인 인사 칼바람이 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2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매년 12월 말께 임원 인사를 진행했으나 올해는 그 시기를 앞당기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신 회장이 법적 리스크에서 벗어난 만큼 분위기 쇄신 차원에서 실적이 저조한 계열사를 중심으로 대대적인 물갈이 인사를 단행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이번 정기인사를 통해 신 회장의 색깔을 온전히 드러낼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는 유통 계열사 대표 교체 여부가 관심거리다.

롯데마트와 롯데슈퍼는 올 상반기 각각 150억원, 37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지난 3분기에는 마트, 슈퍼, 백화점 등 전 채널에서 역성장을 기록한 것으로 전해졌다. 롯데하이마트도 온라인 채널 경쟁 심화와 계절가전 판매 부진 등으로 3분기 영업이익이 30% 이상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일본제품 불매운동의 직격탄을 맞으면서 주요 유통 계열사 수장들의 입지가 좁아진 상태다.

특히 롯데 유통 부문 최고책임자인 이원준 유통 BU장(부회장)의 교체 여부가 관심사다.

이 부회장은 올해 취임 3년째로 내년 3월 임기가 끝난다.

롯데가 작년 연말 정기인사에서 식품·유통·화학·호텔&서비스 등 4명의 BU장 중 화학과 식품 BU장 2명을 교체했기 때문에 올해는 나머지 BU장 중 1명 이상이 바뀔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 부회장이 교체될 경우 후임 이사를 비롯한 최고경영자(CEO)들의 연쇄 이동이 불가피해 인사 폭은 더욱 커질 수 있다.

이 부회장 후임으로는 이동우 롯데하이마트 사장과 강희태 롯데백화점 대표 등이 거론되고 있다.

취임 2년째인 임일순 홈플러스 사장은 인사 대상은 아니지만, 적자를 지속하고 있어 좌불안석이긴 마찬가지다.

유통업계 첫 여성 CEO로 대형마트업계 부진으로 흔들리는 조직을 다잡기 위해 무기계약직 1만4천여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고,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를 구축하는 등 다양한 혁신 실험을 하고 있지만, 아직 이렇다 할 성과는 나오지 않고 있다.

한국신용평가는 지난 8월 대형마트인 홈플러스스토어즈는 물론 편의점과 슈퍼 등의 사업경쟁력 약화와 재무 부담 등을 들어 신용등급을 기존 'A2+'에서 'A2'로 하향 조정한 바 있다.

특히 대주주인 MBK파트너스의 매각설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홈플러스의 차입금 감축 등을 위해 어떤 카드를 내세울지도 변수다.

이마트가 이갑수 대표 후임으로 온라인 부문 전문가를 외부에서 영입, 어느 정도 전략이 통한다면 외부수혈 분위기가 유통업 전반으로 퍼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마트 1위 이마트의 인사 실험을 지켜본 후 경쟁사들도 해법을 찾아갈 가능성이 크다"면서 "분위기 쇄신을 위해서라도 연말 인사 폭은 커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hj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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