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임하람 기자 = 이번 주(21~25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소폭 하락 압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주초에는 달러화 약세를 반영해 1,170원대 중반으로 하락을 시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불확실성,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회의 관망 속 글로벌 달러화는 약세 압력을 받으며 달러-원에 하방 압력을 가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우리 경제 성장률에 대한 우려와 수급상 달러 매수는 달러-원의 하단을 지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주말 미국 워싱턴에서 국내 경제 성장률 하락 가능성을 언급한 가운데 한국 경제를 둘러싼 우려는 이어지는 모습이다.

주 후반 발표되는 올해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예상보다 크게 부진할 경우 원화 약세 흐름은 달러화 약세보다 두드러질 수 있다.

미국 재무부의 반기 환율보고서도 이번 주 서울환시의 주목 요소다.

◇ 브렉시트 불확실성 속 ECB…弱 달러 주목

브렉시트 불확실성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번 주 예정된 ECB 통화정책회의는 파운드화와 유로화 강세를 촉발해 글로벌 달러 약세를 이끌 가능성이 크다.

유럽연합(EU)과 영국은 지난 17일(현지시간) 기존의 브렉시트 합의안을 수정한 새로운 합의안 초안을 타결했으나, 영국 하원은 19일 브렉시트에 관련된 이행 법률이 제정될 때까지 이 합의안에 대한 승인 투표를 미루기로 의결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유럽연합(탈퇴)법에 따라 오는 31일로 예정된 브렉시트의 연기를 요청하는 서한을 EU에 보냈다.

브렉시트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여전하지만, '노 딜' 브렉시트보다는 연기 가능성에 조심스레 무게가 실린다.

우선 브렉시트가 연기될 가능성이 커진 만큼 파운드화는 이번 주에도 강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오는 24일 열리는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정책회의에서 추가 부양책이 나올 가능성은 희박하다. 또, ECB 위원들의 이견이 부각될 경우 유로화는 강세로 방향을 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파운드화와 유로화의 강세가 이어질 경우 글로벌 달러화는 약세 흐름을 나타내며 달러-원에 하방 압력을 가할 것으로 보인다.

◇韓 성장률 우려+수급…하단 지지할 듯

한편 우리 경제에 대한 우려는 이번 주 달러-원의 하단을 지지하는 재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홍 부총리와 이 총재가 지난 주말 미국 워싱턴에서 국내 경제 성장률 하락을 언급한 가운데 주 후반 발표되는 3분기 성장률까지 부진하면 원화 약세 압력이 강해질 수 있다.

홍 부총리는 18일(현지시간) 워싱턴 DC에서 열린 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 간담회에서 "올해 성장률은 국제통화기금(IMF)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전망 수준이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밝혔다.

IMF와 OECD의 올해 한국 성장률 전망치는 각각 2.0%, 2.1%다.

이 총재도 같은 날 워싱턴 모처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한국은행) 조사국이 미ㆍ중 무역 분쟁이 올해 우리 성장률 0.4%포인트 정도 낮춘 것으로 분석했다"고 말했다.

한은은 24일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치를 발표할 예정이다.

올해 연간 성장률이 2.0% 아래로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큰 상황에서 3분기 성장률이 크게 부진할 경우 경기 부진 우려에 따른 원화 고유의 약세 흐름은 달러화 약세를 압도할 수 있다.

경기 우려 등으로 중장기적으로 달러-원 환율이 위쪽을 향한다는 인식에 달러 매수가 꾸준히 들어오고 있는 점도 달러-원의 하단에 지지력을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 환율보고서 발표 임박…위안화 주시

이번 주에는 미국 재무부가 반기별로 발표하는 정례 환율보고서가 발표될 수 있다.

미국 재무부는 통상 10월 17일경 환율보고서를 발표한다. 이번에는 발표가 조금 늦어지고 있는 셈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이번 환율보고서에서 '관찰대상국' 지위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한국은 국내총생산(GDP)의 2%를 초과하는 경상수지 흑자를 내고 있으며, 대미 무역 흑자도 미국 통계상으로는 200억 달러를 근소하게 넘긴 것으로 파악되기 때문이다.

미국 재무부는 ▲ 지난 1년간 200억 달러 이상의 현저한 대미 무역 흑자 ▲ 국내총생산(GDP)의 2%를 초과하는 상당한 경상수지 흑자 ▲ 12개월간 GDP의 2%를 초과하는 외환을 순매수하는 지속적·일방적인 외환시장 개입 여부의 3가지 요건 중 2가지에 해당하면 관찰대상국으로 지정한다.

홍 부총리는 지난 18일(현지시간) 워싱턴 국제통화기금(IMF) 본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한국이 올해 관찰대상국에서 벗어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언급했다.

관찰대상국 지정 자체는 시장이 대체로 예상해 온 것으로 달러-원 환율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중국에 관련된 환율보고서의 내용에 따라 위안화가 움직일 경우 달러-원은 이에 연동될 수 있다.

중국과 무역 협상을 이어가고 있는 미국이 중국을 환율조작국에서 철회할 경우 위안화는 강한 강세 압력을 받을 수 있다.

만약 달러-위안(CNH) 환율이 환율조작국 철회 등으로 7위안 아래의 수준으로 급락할 경우 달러-원도 이에 연동돼 추가 하락을 시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외 경제·금융 이벤트는

홍 부총리는 22일 서울청사에서 국무회의에 참석하고, 국회에서 예산안 시정연설을 한다. 23~24일에는 부총리와 기획재정부 1차관, 2차관 국정감사 일정이 있다.

기재부는 22일 상반기 지역별고용조사 취업자의 산업 및 직업별 특성 자료를 낸다. 24일에는 11월 국고채 발행계획 및 10월 발행실적을 발표한다.

한은은 21일 9월 중 거주자 외화예금 동향을, 22일에는 9월 생산자물가지수를 발표한다. 24일에는 3/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속보) 발표가 있다. 25일에는 10월 소비자동향조사와 9월 무역지수 및 교역조건, 3/4분기 중 외국환은행의 외환거래 동향이 발표된다.

한은은 25일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연다. 24일에는 종합감사가 있다.

ECB는 24일 통화정책회의를 통해 기준금리를 발표하고 기자회견을 연다. 이번 ECB 회의는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의 마지막 회의다.

이번 주 예정된 주요 미국 지표로는 22일 발표되는 9월 기존주택판매와 리치먼드 연방준비은행(연은) 제조업지수가 있다. 24일에는 미국의 9월 내구재 수주, 10월 제조업, 서비스업 및 마킷 합성 구매관리자지수(PMI)가 나온다. 같은 날 외국중앙은행의 미국 국채 보유량도 공개된다.

IMF는 23일 아시아·태평양 지역 경기 전망을 발표한다.

중국의 주요 지표로는 21일 발표되는 인민은행의 이자율과 9월 주택가격지수가 있다.

hrl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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