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최진우 노현우 기자 = 국내 기준금리의 추가 인하 시기에 채권시장 참가자들의 관심이 집중된 가운데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정책 여력을 강조해 눈길을 끈다.

정책 여력을 염두에 둔다면 글로벌 경기 침체가 본격화하기 전 우리나라가 먼저 추가적인 금리 인하에 나서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21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 18일(미국 시각) 워싱턴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더 완화적인 정책을 쓰지 않는 배경을 묻는 질문에 "금융안정이라는 목표가 또 하나 있고, 과연 금리를 내리는 것이 국가 경제 전체적으로 득이 더 많은지를 따져봐야 한다"고 답했다.

이 총재는 이어 "지금 금리가 1.25%로 낮은 수준인데, 과연 제로금리까지 갈 수 있는지 생각해봐야 한다"며 "현재 다들 리세션이 곧 온다고 다들 얘기하는데, 정책 여력이 대단히 중요한 것이다"고 설명했다.

그는 "막상 리세션 왔을 때 제일 먼저 움직일 수 있는 게 중앙은행이다"며 중앙은행이 정책수단을 확보한다는 측면에서 금리 정상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작년 두 차례 기준금리 인상도 정책 여력을 확보하기 위한 차원이었다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우리가 감내할 수 있을 때는 빨리 (금리를) 정상화 시켜야 한다는 논리로 (기준금리를) 올린 것이다"며 "소수의견도 나왔었는데 거꾸로 우리가 금리를 (그때) 두 번 안 올렸다면 지금은 어떻게 했을까 싶다"고 말했다.

이러한 발언은 기준금리 실효 하한과 관련 추가 인하에 대해 의구심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나왔다.

개방경제 소국인 우리나라는 선진국과 금리 격차가 일정 수준 이하로 축소될 경우 자금 유출 등 금융시장 불안이 초래될 수 있기 때문에 추가 인하는 어려울 것이라는 논리다.

글로벌 경기 침체 가능성과 이에 대한 정책 여력을 염두에 둔 한은 총재가 이러한 전망에 힘을 실어준 셈이다.

시중은행의 한 채권 운용역은 "한은 총재 발언이 상당히 센 수준으로 보인다"며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에도 금리인하 효과를 지켜보겠다는 언급이 있어 단기 내 추가 인하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한은 금통위는 지난 16일 통방문에서 "향후 거시경제와 금융안정 상황의 변화, 두 차례 기준금리 인하의 효과를 지켜보면서 완화정도의 조정 여부를 판단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증권사의 한 채권 운용역은 "한은 총재가 그간 도비쉬 발언을 내놨는데, 이번에는 매파적으로 보인다"며 "내년 하반기에나 기준금리가 인하되거나, 연내 동결도 가능할 것 같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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