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미국과 중국의 '부분적' 무역 합의에 포함될 환율 조항은 새로운 형태의 플라자합의는 아닐 것이라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대신 양국은 환율 합의를 통해 외환시장의 변동성 리스크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매체는 전문가들을 인용해 전했다.

플라자합의는 지난 1985년 일본과 프랑스, 독일, 영국, 미국의 재무장관이 달러화 강세를 시정하도록 결의한 조치로 합의 이후 2년 반 사이 엔화 가치는 달러화에 대해 두배로 뛰었다.

전문가들은 미국과 중국 모두 위안화의 급락을 막아야 한다는 공동의 목표를 갖고 있다면서 그동안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환율과 관련해 합의했던 내용이나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SMCA)의 무역합의 내의 환율 조항에 비추어 볼 때 양국의 공통 이해관계를 추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은 지난 8월 달러-위안 환율이 11년 만에 처음으로 달러당 7위안을 돌파하자 곧바로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했다.

당초 미국은 이번 주께 반기 환율보고서를 발표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보고서 발표는 미뤄졌다.

시장에서는 환율 조항이 포함된 중국과의 무역 합의를 마무리 지어 미국이 환율 보고서에서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한 것을 해제하기 위해서라고 보고 있다.

중국은 자본 도피와 투자자 패닉을 촉발할 수 있는 위안화의 대규모 절하는 막고 싶어하지만 무역전쟁 와중에 수출업체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완만한 수준의 절하를 원하는 매우 섬세한 균형 상태를 바라고 있다.

신용평가사 S&P 글로벌의 숀 로치 아태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이 무역합의에 환율 조항을 포함하는 것을 선호하고 있다면서 G20 성명 뿐만 아니라 USMCA에 경쟁적 절하를 피하자는 '잘 닦여진 행보'가 마련돼 있다"고 말했다.

대규모 위안화 절하 가능성이 크지 않지만, 중국이 플라자합의 스타일의 환율 절상을 수용할 가능성도 작다고 매체는 지적했다.

중국 내에서 플라자 합의가 1980년대 후반 일본의 자산 거품과 이후 불황이라는 '잃어버린 10년'을 촉발했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DBS은행의 네이선 초우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이 관세 인상을 폐기하지 않으면 중국은 지금 여건에서 위안화 절상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금융매체 차이나타임스는 지난주 사설을 통해 미국과 중국의 환율 합의가 결코 새로운 플라자합의는 아닐 것이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사설은 "일본은 중국이 배울 수 있는 좋은 교훈을 제시했다"면서 "그러나 환율 합의와 관련해 두려워할 것은 없다. 위안화 환율의 안정은 절상을 의미하는 것이 아닐뿐더러 일방적인 절상이나 절상 압박에 처하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삭소뱅크의 스틴 제이콥센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미국과 중국의 중간 합의에서 환율조항은 플라자합의와는 거리가 멀 것이라면서 만약 합의된다면 다른 국가는 개입하지 않은 두 초강대국의 양자간 합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sm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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