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현정 기자 =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1969년생 '젊은 피'를 그룹 핵심 기업인 이마트의 최고경영자(CEO)로 앉히는 과감한 도전에 나섰다.

온라인 쇼핑몰의 급부상에 지난 2분기 사상 첫 적자를 내면서 실적 부진에 휩싸인 이마트의 위기 상황을 타개하고, 과감한 혁신을 통해 대형마트 업계 최강자의 자리를 고수하기 위해 세대교체 승부수를 던진 것으로 풀이된다.

이마트는 21일 신임 대표에 강희석 베인앤드컴퍼니 소비재·유통 부문 파트너를 영입했다.

이마트가 외부 인사를 새 최고경영자(CEO) 자리에 앉힌 건 창사 이래 처음이다.

1969년생인 강 대표는 전임 이갑수 이마트 사장보다 12살 어리다.

정용진 부회장이 이번 인사를 통해 젊고 실력 있는 인재를 과감히 기용하는 등 대대적인 세대교체를 꾀하고자 한 점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강 대표는 지난 10여년간 유통업계를 전문적으로 다룬 컨설턴트 출신으로 이마트의 사업에 대한 이해도가 ㅐ매우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온라인 중심으로 급변하는 유통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최신 트렌드에 밝은 젊은 피를 영입해 혁신을 주도해 나가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이번 인사는 실력만 있으면 젊은 인재도 과감히 기용하고, 실적이 나쁘면 언제든지 자리를 내놓을 수 있다는 정용진식(式) 성과주의·능력주의를 확실히 보여줬다는 평가다.

이마트는 강 대표 영입과 동시에 조직 내 강력한 변화와 혁신을 추진하기 위해 11명의 임원도 물갈이했다.

이마트 6명의 부사장보 가운데 민영선(63년생) 트레이더스 본부장과 송세빈 법무실장(62년생), 김득용 고객서비스 본부장(65년생) 등 절반이 옷을 벗었다.

재무와 전략담당 임원도 전원 교체됐다.

이주희 기획전략 부사장보가 신세계조선호텔 대표이사로 이동한 한채양 부사장보 자리로 이동했고, 이 부사장보 자리에는 정동혁 지원담당이 맡았다. 김석봉 재무담당 상무는 계열사인 신세계푸드로 이동했다.

핵심 보직 교체로 상품 경쟁력 강화와 재무 건전성 개선에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강 대표가 능력있는 유통 전문가 1~2명을 외부에서 영입할 것으로 보고있다.

강 대표는 조직개편을 완료한 후 온·오프라인 유통업을 아우르는 새로운 미래 전략 수립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분기 사상 첫 적자를 낸 후 하반기 실적 부진에서 탈출하기 위해 오프라인 매장 구조조정, 온라인 사업 강화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지만 3분기 실적도 저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1개월간 6개 증권사가 제시한 실적 전망치를 토대로 한 연합인포맥스 컨센서스에 따르면 이마트의 3분기 영업이익은 1천21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7.72%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시장에서는 올 연말 이마트가 다시 한번 분기 영업손실을 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올해 이마트와 백화점 온라인사업부를 분할·합병해 쓱닷컴을 얼마나 빨리 정상화 궤도에 올려놓느냐와 오프라인 매장 구조조정 여부가 실적개선에 중요한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마트는 이미 실적이 부진한 헬스앤뷰티(H&B) 스토어 부츠와 삐에로쇼핑 등은 폐점하는 전문점 구조조정도 순차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이번 인사 충격요법을 시작으로 이마트는 사업전반에 있어 큰 변화를 맞이하게 될 것"이라며 "정 부회장의 승부수가 통할지 유통 경쟁사들도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hj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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