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예원 기자 = 소상공인 운전자금을 지원하는 공급망금융이 은행권의 새 먹거리로 부상한 가운데 KB국민은행이 시장을 선점하는 모양새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들은 온라인 쇼핑몰에 입점한 중소 판매업자들을 상대로 한 대출상품을 출시하고 있다. 입점업체들은 해당 대출상품으로 판매대금을 앞당겨 지급받고, 은행이 온라인쇼핑몰을 통해 정산하는 선정산구조가 대표적이다.

공급망금융시장에서 가장 앞서고 있는 곳은 국민은행이다.

지난해 11월 은행권 최초로 KB셀러론 상품을 출시한 국민은행은 위메프, 무신사, 더블유컨셉코리아 등 온라인 쇼핑몰과의 업무협약을 맺고 해당업체에 입점한 판매업자에 대출을 내주고 있다. 업무협약을 통해 확보한 판매업자만 3만6천개다.

주목할 만한 점은 개별업체가 아니라 온라인쇼핑몰의 신용등급을 기준으로 대출을 집행하고 금리를 책정한다는 것이다.

이는 온라인쇼핑몰과 오픈 API 등으로 실시간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는 자체 시스템 덕분에 매출이나 반품 등 사업과 연관된 데이터를 확인할 수 있어 가능했다.

이에 따라 국민은행은 올해 3월부터 신용등급 제한을 두지 않았다. 해당 쇼핑몰의 신용등급을 기준으로 하면서 기존에 대출이 불가능했던 7~10등급 판매업자도 대출을 받게 된 셈이다.

대출금리도 이달 기준으로 연 5.8% 수준으로, P2P업체 대비 3분의 1 수준이다.

이에 따라 KB셀러론 실적도 고공행진이다.

KB셀러론 누적 선정산금액은 올해 4월 기준 16억원이었지만 이달 18일 기준 161억원으로 집계됐다. 아직 절대적인 금액 자체가 크지는 않지만, 약 반년 만에 10배 가까이 성장한 수준이다.

국민은행은 온라인 쇼핑몰 입점업체 외에도 일반 물품을 공급하는 사업자 등 플랫폼사업 전반에 걸친 공급망금융을 확대할 계획이다.

우리은행도 지난 7일 SK텔레콤·11번가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11번가 입점 판매업자를 위한 공급망금융 상품을 출시하기로 했다.

SK텔레콤의 통신 수납 정보 등 비금융데이터를 기반으로 개별 판매업자에 대한 대안 신용평가를 하고, 이를 통해 대출을 내주는 방식이다.

신한은행과 KEB하나은행도 관련된 상품 개발을 다각적으로 검토하는 단계다.

금융당국도 공급망금융이 소상공인의 운전자금 조달 애로를 완화할 수 있다고 보고 핀테크 기반 공급망금융 활성화 전담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지원하기로 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소상공인 자금 지원의 경우 기존에 담보대출이나 보증부대출에 머무르는 경우가 많았지만 어디까지나 한계가 있다"며 "공급망금융 시장 자체를 확대함으로써 상시적으로 자금 공급이 가능하도록 지원한다는 취지"라고 말했다.

은행권도 핀테크와의 협업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핀테크의 대안 신용평가 체계가 기존 신용평가 모델을 어떻게 보완할 수 있을지 방안을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ywkim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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