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신은실 기자 = 라임자산운용의 환매 연기 사태가 발생하면서 이 회사가 집중투자 한 메자닌 채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메자닌은 건물 1층과 2층 사이에 있는 라운지 공간을 의미하는 이탈리아어로, 채권과 주식의 중간 단계에 있는 전환사채(CB)나 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의 투자자산을 말한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제2의' 라임 사태를 막기 위해 메자닌 투자 환경에 변화를 줄 필요가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메자닌은 혁신기업에 대한 자금 조달 기회를 주고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을 낼 수 있어 기업과 투자자 모두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메자닌이 사모로 발행되는 데다 정보의 비대칭 문제가 있어 라임자산운용과 같은 사태가 다시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국내에서 메자닌 발행은 2013년 1조원 내외에서 2018년 약 5조5천억원가량으로 증가했다.

헤지펀드와 코스닥벤처펀드 도입 등으로 기업이 메자닌을 통해 활발하게 자금 조달에 나섰기 때문이다.

특히 신용도가 다소 낮지만 성장성이 높은 기업들이 메자닌 발행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메자닌 시장의 투자 위험을 낮추기 위해서는 신용분석과 조달기업에 대한 공시 강화 등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메자닌 발행에서 공모발행 비중은 지속해서 낮아지며 지난해에는 4.3%에 머물렀다.

대부분의 메자닌이 사모로 발행돼 신용 분석이나 정보 제공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던 셈이다.

발행기업의 신용도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도록 신용 분석이나 공시를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또 국내 메자닌의 경우 주가가 하락할 때 전환 가격을 조정하는 리픽싱 비율이 높아 기존 주주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것도 문제로 지적됐다.

이런 리픽싱 제도는 국내에서만 도입된 것으로 적절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리픽싱 제도를 유지하더라도 일정 기간 횟수를 제한하는 것 등이 하나의 방안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김필규 자본시장연구원은 "정보 비대칭이 높은 기업들이 주로 발행하는 메자닌 채권은 유동성이 낮고 신용 위험이 높으며 주가 하락에 대한 위험 노출도가 높은 상품"이라며 "최근 특정 자산운용사의 메자닌 채권 펀드 환매 중단 사태는 메자닌 채권에 다양한 위험이 존재한다는 것을 나타낸 결과로, 이로 인해 메자닌 채권 시장도 상당 기간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국내 메자닌 채권 시장이 지속적이고 안정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기장 건전성을 제고하는 개선방안이 마련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라임자산운용은 최근 사모 채권과 메자닌에 투자하는 펀드 환매를 중단했으며 이 규모는 최대 1조5천억원대에 달한다.

금융감독원은 메자닌에 주로 투자하는 헤지펀드에 대한 현황을 파악하고 최근에는 사모펀드에 대한 전수조사에 나서기도 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라임자산운용에서 크고 작은 사고들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지만 메자닌 투자 자체가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며 "메자닌 시장의 위험성이 있다고 해서 이런 저런 규제를 하게 된다면 금융시장의 자율적이고 다양한 발전을 저해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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