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미란 기자 = 수출이 늘어도 소재와 부품, 장비 수입이 더 많이 늘면서 수출의 국내총생산(GDP) 기여도가 낮아졌다는 진단이 나왔다.

한국경제연구원은 22일 한국은행 국민계정의 계절조정 분기자료를 이용해 추정한 결과 2009년부터 올해 1분기까지 10년간 수출승수는 0.26이라고 밝혔다.

이는 1999년부터 2008년까지 이전 10년(0.73)의 40%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수출승수는 수출이 늘어날 때 GDP가 얼마나 증가하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로, 수출승수가 낮아졌다는 것은 수출이 늘어도 GDP가 전보다 덜 증가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경연은 지난 10년간 한계소비성향이 0.77에서 0.43으로 하락했지만, 한계 투자성향은 0.38에서 0.53으로 오르는 데 그치고, 한계수입성향은 1.06에서 2.11로 큰 폭 상승한 데 따라 이런 현상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수출에 의한 과실이 GDP 가산항목인 소비와 투자로 이어져야 수출승수가 상승하는데, 수입으로 이어지는 비중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한계소비성향과 한계투자성향, 한계수입성향은 GDP가 증가할 때 각각 소비와 투자, 수입 등이 얼마나 늘어나는지를 가늠하는 지표다.

한경연은 "늘어난 수출이 국내 부품소재와 관련 기계·장비 생산으로 파급되지 못하고 부품소재와 관련 기계·장비 수입증가로 누출되는 경향이 심화했다"고 설명했다.

한경연은 또 최근 수출의 경제기여 약화는 미중무역 마찰과 같은 환경적 요인과 수출경쟁력 약화, 한계수입성향 상승 등 구조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끼친 결과라고 진단했다.

아울러 수출의 경제기여를 높이기 위한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며 주 52시간제의 유연한 적용과 최저임금 인상 자제 등을 통한 단위당 노동비용의 안정, 유연한 고용환경 조성 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계수입성향을 낮추기 위해서는 수요가 가격 영향을 받지 않는 고부가·고기술 제품을 발굴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도 덧붙였다.

추광호 한경연 일자리전략실장은 "수출은 경제성장에 중추적 역할을 해왔으며 앞으로도 버팀목이 되어야 한다"며 "수출의 경제기여를 높이기 위한 방안들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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