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전소영 기자 = 연말 채권 공급 부담이 현실화하고 있다. 그렇지않아도 수익률 곡선이 가팔라지는 가운데 정부가 11월 국고채 발행 일정을 한 주 앞당기기로 하면서 수급 부담이 누적됐다.

22일 서울채권시장에 따르면 전일 진행된 국고채전문딜러(PD) 간담회에서 기획재정부는 다음 주부터 11월 국고채 발행 일정을 시작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주 국고채 20년물 입찰을 마지막으로 10월 입찰 스케줄이 마감됐다. 채권시장은 10월 마지막 주에는 발행 일정이 없을 것으로 예상했었다.

정부가 11월 발행 일정을 조정한 것은 제2안심전환대출 주택저당증권(MBS) 발행에 따른 공급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배려라는 분석이 나온다.

연말에는 국내 기관들이 대부분 북 클로징을 하기 때문에 채권 매수 여력이 상당히 줄어든다. 공급이 많아질 경우 고스란히 매물로 쌓이면서 의도치 않은 금리 변동성 확대로 연결될 수 있다. 이를 완화하기 위해 정부가 발행 일정과 물량을 미세조정하는 셈이다.

채권시장은 정부의 배려에도 연말 공급이 누적된다고 우려했다. 그렇지않아도 공기업 초장기물 발행 등으로 장기물 부담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전일 진행된 국고채 20년물 입찰도 장기투자기관의 수요 부진에 약세를 보였다.

일부 시장참가자들은 11월 국고채 발행 물량이 10월보다 늘어날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정부가 12월 공급 부담을 줄이기 위해 발행을 11월에 좀 더 집중할 수 있다는 논리다.

지난 9월과 10월 금리 상승으로 비경쟁인수 물량이 많지 않아, 당초 예상보다 발행량이 증가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정부가 11월 중 3조원 규모의 바이백을 실시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수익률 곡선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도 제기됐다. 기재부는 올해 초부터 바이백을 꾸준히 실시해왔다. 지난달에는 2조8천억원 규모의 바이백을 했다. 시장에서 알려진 대로라면, 11월 중 바이백은 이달보다 소폭 늘어나는 셈이다.

한 채권시장 관계자는 "연말까지 발행해야 할 물량이 정해져 있는데, 12월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11월에 발행을 좀 늘리고, 입찰 스케줄도 한 주 앞당기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시장관계자는 "12월 물량을 11월로 앞당긴다고 해도 내년 발행 부담까지 겹치면서 이미 가격에 반영이 되고 있다"며 "30년물 입찰이 한 주 앞당겨지면서 초장기물 부담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syje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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