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기자 =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 레벨이 낮아지면서 과매도 수준에 근접하고 있다.

역외 시장 참가자들의 단기적인 포지션 정리로 매도 압력이 강해지고 있으나 개인들은 여전히 저가 매수 레벨로 접근하는 양상이다.

22일 서울환시 등에 따르면 달러-원 환율의 일간 기준상대 강도지수(RSI)는 전일 31.08을 나타내 과매도권인 30선에 바짝 붙어섰다.

전일 종가 기준으로는 지난달 7월 5일 1,170.4원 이후 3개월여 만에 가장 최저치인 1,172.00원에 마감했고, 장중 1,170원대 초반에서도 하락 베팅이 이어졌다.





<달러-원 환율과 RSI 추이 *자료 :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2110)>

반면 영업점에서 개인들의 달러 예금 수요는 여전하다.

달러화 가치가 더 떨어질 것으로 예상해 보유하던 달러를 파는 것이 아니라 저가 매수 시점으로 보고 추가로 달러를 매수해 외화 예금에 예치하는 식이다.

실제로 지난 2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지난 9월 말 외국환 은행의 거주자 외화 예금을 보면 개인의 달러화 예금 및 비중은 2개월 연속 역대 최고치를 경신한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 달러화 예금 잔액은 136억6천만 달러로 2018년 1월 133억5천만 달러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비중은 22.0%로 통계를 공표한 2012년 6월 말 이후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기업의 달러화 예금 잔액은 지난달 기준 485억 달러다.

한은 관계자는 "개인들의 달러화 예금이 비중과 잔액 모두 최고치를 경신했다"며 "고액 투자자 쪽에서 달러를 안전자산으로 보고 투자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파악되고 개인들이 달러-원 환율이 오르는 추세로 인식하고 있어 지난달 환율 하락시 저가 매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환시 참가자들은 개인들의 달러화 예치율이 환율 레벨 자체보다는 정치적 불확실성과 펀더멘털 부진에 따른 시장 심리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고 진단했다.

특히 1,200원대를 웃돌던 지난 8월에도 오히려 개인의 달러화 예금이 늘어난 바 있다.

서정훈 KEB하나은행 수석연구원은 "달러-원이 많이 하락해 추이를 지켜봐야겠으나 기존 불확실성 재료들이 다 해결된 것도 아니고 3분기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지표도 확인해야 해서 원화가 더 약세로 갈 요인도 살아 있다"며 "달러-원이 최근 수개월 간 보지 못한 레벨인 1,170원대 초반까지 내려오니 오히려 개인들의 입장에선 저가로 보고 매수 강도를 높여가려는 니즈들도 많아 보인다"고 말했다.

A외국계은행 외환딜러는 "현재 평균 단가보다 내려왔지만 초장기로 보면 크게 내린 건 아니"라며 "아무래도 펀더멘털이 좋지 않으니 개인들의 입장에선 여행경비 등 차후 실수요를 위해서라도 달러를 싼 가격에 매수할 필요가 있어 50원 정도 움직이지 않는 이상 달러를 팔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딜러들은 유튜브와 같은 개인 방송이 많아지면서 불안 심리를 자극하는 선동적 메시지에도 개인 투자자들이 영향을 받고 있다고 보기도 했다.

지난 8월 청와대 개각 이후 정치적 불확실성이 고조되던 시기 일부 유튜버들이 우리나라 경기 침체를 우려하며 안전자산으로서의 달러 매수를 재테크 전략으로 추천하기도 하는 등 심리를 자극한 영향도 있다.

B시중은행 외환딜러는 "일부 외환 관련 유튜버들이 근거 없는 주장을 하면서 IMF 당시 1,300원까지 오른 것을 거론하며 나라가 망해간다는 식의 선동을 하기도 했다"며 "영업점을 통해서도 개인들의 문의가 많이 오는데 모 유튜버가 이런 주장을 했는데 달러를 사야 하는지 물어온 적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거주자 외화예금에서 개인의 달러 예금이 많이 늘어난 것도 이러한 영향이 없진 않다고 본다"며 "한창 달러-원이 1,200원대 있을 때 전체 외화예금이 많이 늘어났는데 특히 개인들이 많이 샀다"고 덧붙였다.

syyoon@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2시간 더 빠른 09시 22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