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임하람 기자 = 서울외환시장에서 역외 참가자들을 중심으로 한 달러-원 포지션 변동이 감지되면서 관심을 끈다.

22일 서울환시에 따르면 전 거래일 현물환 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9.50원 하락한 1,172.00원에 마감했다.

전일 달러-원 환율은 소폭 하락 출발 후 시간이 지날수록 낙폭을 점점 키워가는 장세를 나타냈다.

역외 참가자들을 중심으로 한 롱스톱이 거세게 들어오면서 일중 최대 낙폭은 두 자릿수에 가까운 9.60원에 달했다.

장중 역내 결제도 상당한 수준으로 유입됐으나 달러 매도 물량이 공격적으로 들어오면서 매수세를 압도한 것으로 파악됐다.

기존에 롱 포지션을 구축하고 있던 역외 참가자들의 포지션이 숏 쪽으로 돌아선 영향으로 해석된다.

역외 참가자들의 매도세는 지난주 후반의 뉴욕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의 달러-원 1개월물 하락 흐름에서도 확인된 바 있다.

외환딜러들은 글로벌 달러화가 중장기적 약세 흐름에 접어들었다는 판단과 대외 불확실성의 해소 기대감이 달러-원 포지션을 변동시킨 트리거로 작용했다고 진단했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가 '노 딜'보다는 연기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고 파운드화와 유로화가 중장기적 반등의 조짐을 보이며 글로벌 달러화가 계속 오름세를 유지하기는 어렵다는 설명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이달 29~30일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도 유력하다.

연방기금금리 선물 시장에 반영된 연준의 이달 금리 인하 가능성은 91.4%다.

미국과 중국 간의 무역 협상 불확실성에도 낙관론이 조심스레 우위를 점하고 있는 점도 달러-원 하락을 지지한다.

미·중 협상 서명까지는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이나 '1단계 무역 협정'이 합의된 만큼 이후의 과정도 결국에는 진행될 확률이 커 보인다.

특히, 류허 중국 부총리 등 중국 측 협상 담당자들이 일관적으로 협상에 우호적인 발언을 내놓고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한 은행의 외환딜러는 "글로벌 달러가 약세 분위기로 돌아서면서 롱을 접고 숏으로 가는 과정 중에 있었다"며 "중국 측이 협상에 관련된 긍정적인 스탠스를 유지하고 있고 유로화의 안정적 반등이 예상되는 만큼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기는 어렵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 딜러는 "당분간 미·중 무역 협상, 브렉시트 등 대외 재료가 갑자기 전환되지 않는 한 달러-원은 하락세를 이어가 저점을 확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딜러들은 달러-원이 중장기적으로 하락세를 이어가 1,160원대에서 저점을 확인할 수도 있다고 관측하고 있다.

한편 중국의 지난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6.0%로 관련 통계가 작성된 1992년 이후 27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점 등도 오히려 협상을 원활하게 진행하는 재료가 될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또 다른 은행의 외환딜러는 "중국의 3분기 GDP가 관련 통계가 나온 이후 사상 최저라고 하지만 오히려 경기 둔화를 우려한 중국 쪽의 적극적 태도로 무역 협상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여지도 있다"며 "달러-원이 무역 협상 마찰음이나 브렉시트에 관련된 부정적 뉴스에는 워낙 익숙해져 있는 만큼 호재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hrl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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