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전소영 기자 = 한국은행 금리인하로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증권가에서 고금리 회사채 투자가 각광을 받고 있다.

은행권 파생결합펀드(DLF) 사태와 라임자산운용의 만기 상환연장, 부동산 사모펀드 리스크 등으로 투자심리는 더욱 불안해졌다.

그나마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채권으로 시선을 돌리던 투자자들이 신용도가 낮고, 금리가 높은 회사채로 향하는 양상이다.

2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은 최근 폴라리스쉬핑 26-1 회사채를 만기 6개월, 연 2.72% 금리로 특별 판매했다. 온라인 가입에 한정한 것으로 만기일은 2020년 4월22일이었다.

키움증권은 10월초 폴라리스쉬핑 28-3 채권을 세전 수익률 연 5.05%의 조건으로 판매했다. 최소 투자금액은 1만원, 3개월마다 이자를 주는 이표채 방식으로 만기는 2022년 9월19일이다. 키움증권은 지난 2월에도 폴라리스쉬핑 채권을 5%대 금리에 특판행사를 진행한 바 있다.

증권사들의 폴라리스쉬핑 회사채 특판은 단시일에 마감됐다.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증권사들도 계속 회차를 바꿔가며 이벤트성 판매를 하고 있다.

폴라리스쉬핑은 외항화물운송업체로 이 회사의 채권은 신용등급이 BBB+ 수준이다. 이 회사는 노르웨이 오슬로 증권시장에 상장(IPO)을 하기 위해 준비중이다.

이처럼 낮은 신용등급의 회사채가 인기를 모으는 것은 그만큼 금리가 높고, 회사가 부도나지 않으면 꼬박꼬박 이자 수익을 기대할 수 있어서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고금리 회사채에 대한 수요는 많다"며 "신용등급 A- 이하는 위험을 내재하고 있는 것인데 3개월 2% 정도면 잘 나가고 1년짜리는 3% 넘으면 선호한다"며 "폴라리스쉬핑은 금리가 워낙 높기 때문에 수요가 많으며, 3개월 전단채도 300억~400억원 모집하면 수요가 엄청 몰린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회사가 안 망한다고 생각하면 3% 넘는 이자에 대한 수요는 엄청나게 많다"고 덧붙였다.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절대금리가 높은 채권에 대한 관심이 많고, 일부 수요는 아무래도 낮아진 금리 때문에 고금리를 찾아서 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고금리를 쫓아 신용등급을 내리기에 부담스러운 고객들은 신종자본증권 등으로 눈을 돌리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증권가에서는 저금리 기조에 투자처를 잃은 투자자들이 신용등급이 낮고, 금리가 높은 회사채에 덥석 목돈을 투자하는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국내 채권시장은 과거 동양그룹, STX팬오션, 대한해운 등의 회사채 손실 사태를 겪은 바 있다.

2013년 동양증권이 동양그룹의 회사채를 안정적인 채권이라고 팔았지만 이후 회사가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투자자들이 큰 손실을 보기도 했고, STX팬오션이나 대한해운 역시 법정관리로 회사채 투자자들이 속을 태웠다.

당시 일부 투자자들은 증권사의 불완전 판매를 주장했지만 원금 손실을 피해갈 수 없었다.

증시 일각에서는 최근 증권사들의 적극적인 회사채 판매가 발행 미달에 따른 이벤트성 판매라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 9월에 실시한 폴라리스쉬핑의 회사채 수요예측에서는 목표금액인 800억원의 80% 수준에 그쳐 미달을 기록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발행 미달로 IB쪽에서 발행금리에 계속 팔아내고 있는 것도 있다"며 "등급이 낮은 것은 BBB+도 유니버스에 있으면 파는데 그렇지 않으면 손님이 꼭 구해달라고 하는 게 아니면 안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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