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종화 기자 = 국내 채권시장 장세를 외국인이 주도하면서 이들의 매매 패턴을 찾기 위한 시장참가자들의 고심도 깊어졌다.

23일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시장참가자들은 외국인의 움직임을 제대로 보려면 호주 금리와의 유사성, 해외 펀드의 환매 가능성, 달러-원 움직임 등에 주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최근 1주 사이 국내 채권 금리는 호주금리와 밀접하게 연동한 모습을 보였다.



<최근 1주일간 한국(빨강)과 호주(초록) 국채 10년물 금리 상대비교>



자산운용사의 한 채권 운용역은 "원화채 금리가 호주금리와 이렇게 똑같이 가는 일은 흔치 않다"며 "미국 금리가 보합권인 날에도 한국과 호주만 금리가 상승하는 흐름도 일치한다"고 말했다.

한국과 호주는 고용 호조 등 일부 경기 긍정 신호와 불투명한 추가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 등 통화정책을 둘러싼 환경이 유사하다.

지난 17일에도 호주의 9월 실업률이 5.2%로 전월 5.3%를 밑도는 것으로 나오자 호주와 한국 금리가 동시에 급등했다.

해외 펀드의 환매 가능성도 제기된다. 해외 펀드가 아시아에 투자한 자금을 동시에 회수해 호주·한국 등 아시아의 금리 움직임이 유사해졌다고 분석했다.

다만 이는 국채선물의 매도세와는 달리 계속 불어나는 외국인의 현물 채권 투자 잔고를 보면 설득력이 다소 떨어진다.

연합인포맥스 금감원 외국인 잔고(화면번호 4576)에 따르면 상장채권 기준 지난 18일 외국인의 채권 투자 잔고는 127조4천억 원으로 역대 최고 수준이다.

다만 템플턴펀드가 지난 3분기 국내 채권 투자를 2억 달러 가량 줄이는 등 실제로 자금을 회수한 사례도 존재한다.(연합인포맥스가 22일 오전 8시 57분에 송고한 ''위기의 큰손' 템플턴펀드, 원화채 보유 규모 줄였다' 기사 참조.)

외국인의 국채 선물 매도와 동시에 나타나는 원화 강세도 시장참가자들의 의문점 가운데 하나다.

신동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외국인들은 달러 강세로 원화 약세가 나타날 때 선물을 파는 패턴이 나타났다"며 "지금은 그 패턴으로 보기도 어렵다"고 설명했다.

신 연구원은 "10월 금융통화위원회 이후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약화한 점과 그동안의 가격 상승에 대한 부담이 외국인 국채 선물 매도 요인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추가 하락이 어렵다는 판단으로 외국인의 국채선물 매도세가 나타났다면 금리가 일정 레벨을 회복했을 때 외국인이 다시 시장에 진입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증권사의 한 채권 딜러는 "외국인이 국내 투자자의 손절 매도를 유도하려는 것처럼 보인다"며 "완전히 시장을 떠나지는 않고 더 좋은 가격에 매수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다만 국내 기관의 포지션이 무겁지 않아 외국인이 기대하는 정도의 손절 물량이 나오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jh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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