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홍콩의 시위가 갈수록 격화하면서 홍콩인들의 해외 부동산 매입이 크게 늘어났다.

23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부동산 중개업체를 인용해 보도한 것을 보면 지난 5개월 동안 홍콩인들의 해외 거주용 부동산 매입은 4배나 늘어났다.

존후 마이그레이션컨설팅의 존 후 창업자는 해외 이주 인센티브, 이른바 골든비자를 제공하는 그리스와 포르투갈, 키프로스, 몰타, 말레이시아 등지의 거주용 부동산 구매가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6월 홍콩에서 반정부 시위가 시작된 이후 "매달 비자 신청과 관련해 1천건의 문의를 받는다"고 덧붙였다.

홍콩인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국가는 호주와 캐나다, 미국이며 호주는 50건 이상이며 아일랜드는 30건 정도였다고 후 창업자는 말했다.

시위로 홍콩 내 부동산 가격이 하락함에 따라 홍콩인들은 국내 부동산보다 해외 부동산 개발업체의 프로젝트에 더 관심을 보인다고 매체는 말했다.

센타라인 이미그레이션 컨설턴츠의 데이비드 휘 매니징디렉터는 "중국과 태국,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역시 인기가 있다. 지난 몇달 동안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는 특히 인기를 끌었다"면서 올해 해외 부동산 사업이 지난해보다 50%가량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센타라인은 매달 해외 부동산 매입 건수가 100건 정도이며 30~50대 고객들로부터 투자 문의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JLL의 맨디 웡 헤드는 "여름 휴가 때는 전통적으로 해외 부동산 매입의 비수기이다. 그러나 이번 여름에는 관련 문의가 1년 전보다 30% 늘었다"면서 "7월 이후 계약이 마무리된 거래는 상반기에 비해 두 배 이상 늘었다"고 말했다.

후 창업자는 "홍콩은 전 세계에서 살기에 가장 비싼 도시"라면서 "압박감이 엄청나다. 홍콩은 돈을 벌기에는 좋지만 살기에는 적당하지 않다는 말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홍콩에서 300만홍콩달러(한화 약 4억5천만원)는 주차공간만 살 수 있지만 다른 나라에서는 주차장과 수영장이 딸린 집을 사기에 충분하다"고 말했다.

한편 비자 신청에 필요한 한가지 서류인 범죄사실확인증명서 신청 건수가 6월부터 9월 사이에 48.7%나 증가했다고 홍콩 경찰은 밝혔다.

sm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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