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최정우 기자 = 최근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가운데 지난 9월 사상 첫 공식 마이너스 물가(-0.4%)를 기록했다.

국내 물가 수준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하위권에 머물고 있다고 평가받지만 디플레이션을 예단하기 이르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염상훈 리딩투자증권 헤지펀드운용본부 멀티에셋팀장은 25일 연합인포맥스와의 인터뷰에서 "물가는 국제유가와 원자재가격 등 외생변수인 공급 측면과 임금상승과 기준금리 등 내생변수인 수요 측면에 의해 결정된다"며 "수요 측면을 고려할 때 현재 국내 물가가 디플레이션 국면이라고 보기 어려울 수 있다"고 진단했다.

염상훈 팀장은 이달 발간한 그의 저서 '나의 첫 금리 공부'에서 수요 측면 물가가 물가상승률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염 팀장은 '기술이 발전하면 물가는 하락한다?', '소비자물가에 집값은 포함되지 않는다'는 챕터에서 물가상승률이 하락세인 이유를 진단했다.

그는 "지난 2000년 이후 소비자물가지수는 매년 꾸준히 올랐지만, 중형승용차 가격지수는 예나 지금이나 90~100 사이에서 움직인다"며 "2018년 자동차에는 2000년 차에 없던 열선과 통풍이 가능한 인조가죽 시트, LED 헤드램프, 내비게이션 장치 등이 들어가지만 중형승용차 지수는 제자리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물가를 산정함에 있어 기술 발전으로 인해 상품성이 개선되는 경우 그리고 그로 인해 제품가격이 상승한 경우 소비자물가에는 가격 상승으로 반영되지 못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집값이 소비자물가에 포함되지 않는 점도 디플레이션 우려가 지나치다는 판단의 근거가 됐다.

염 팀장은 "우리나라 소비자물가에는 전세와 월세만이 포함되고 집값이 포함되지 않아 전체 소비자물가에서 주거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10%에 그친다"며 "미국의 경우 렌트(월세)와 세일(집값)이 물가에 반영되면서 주거비가 전체 물가에 차지하는 비중도 30%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부동산 가격 상승이 계속되는 상황이지만 소비자물가에 반영되지 않아 디플레이션 우려가 더욱 커진 측면이 있다"며 "집값이 앞으로도 물가에 포함되지 않는 것이 맞는지 고민해볼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9월 마이너스 물가상승률도 내수 측면의 요인보다는 유가와 농산물 가격 하락 등 공급측면 요인이 컸다.

염 팀장은 "소비자물가 산출 기준의 문제와 함께 9월 중 소비자물가상승률 하락은 농·축·수산물과 석유류, 공공서비스 부분 등 공급 요인이 견인한 것"이라며 "실업률도 3% 초반대를 유지하는 만큼 디플레이션 우려를 시기상조로 본다"고 설명했다.

염상훈 팀장은 지난 2007년 SK증권 채권섹터 애널리스트로 금융업에 첫발을 디뎠다.

2010년부터 2014년에는 SK증권 리서치센터 채권파트장을 역임했으며 이후 부국증권과 메리츠종금증권 등을 거치며 부동산과 인수금융, 채권 업무를 이어갔다.

올해 1월 리딩투자증권으로 자리를 옮겨 현재 헤지펀드운용본부 멀티에셋팀장으로 인하우스 펀드를 운용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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