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중국에서 고급 스니커즈가 금융 파생상품처럼 거래되면서 다음번 금융 버블을 초래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중국에서 스니커즈가 거래되는 플랫폼인 나이스(Nice)와 포이즌(Poison) 등에는 투기세력이 몰려들어 신발 한짝이나 한켤레가 아닌 일부를 사거나 파는 등의 거래도 이뤄지고 있다고 매체는 전했다.

중국 인민은행(PBOC) 상하이 지부는 최근 도시의 금융기관에 "광범위한 폐해" 등을 포함한 스니커즈 투자 열풍의 위험을 경고하기도 했다.

WSJ은 중국의 투자자들이 매번 새로운 투기 대상을 찾아 나선다면서 비트코인이 그랬고 지난 2009년 가격이 40배나 뛴 마늘이 그랬다고 지적했다.

스니커즈 거래 플랫폼은 원래는 신발의 상태를 검증해주고 가짜를 솎아내기 위해서 만들어졌다.

미국에서도 비슷한 플랫폼이 있지만, 중국에서는 투기세력이 벌금을 내지 않고 거래에서 빠져나올 수 있는 30분의 시간을 이용해 여러 개의 계좌를 만들어 거래를 취소하거나 빠른 속도로 호가를 높이는 등의 방법으로 엄청난 수요가 있는 것처럼 속이는 방법을 쓴다.

30분 만에 신발 한켤레의 가격이 3배까지 치솟기도 한다고 매체는 덧붙였다.

일부에서는 '창고' 옵션, 즉 실제로 신발을 인도받지 않고 신발을 사거나 팔 수 있는 옵션을 사용하기도 한다.

다른 이들은 가상화폐 거래소인 55닷컴 등을 통해 신발의 일부분만 거래하기도 한다.

플랫폼들은 매수자들이 이미 검증이 끝난 신발에 대해서는 다시 팔기 전에 신발을 인도받도록 강제하는 방법을 통해 허점을 메우고 있지만, 이것이 실제로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는 확실하지 않다고 매체는 지적했다.

나이스에서는 오는 11월 4일 트래비스 스캇 나이키 에어포스 1s 한켤레가 약 170달러 수준에서 판매될 예정이다.

그러나 이미 2명의 매수자가 콜옵션과 비슷한 형태의 권리를 매입해 각각 1천553달러와 2천667달러에 사겠다고 나섰다. 2천명 이상의 사용자가 이미 매수에 관심을 표현했다.

오는 11월5일 출시될 예정인 183달러짜리 에어조던 한켤레에 대해서는 약 800명의 매수자가 295~700달러에 사겠다고 제안한 상태다.

매체는 한 스니커즈 투자자를 인용해 "모든 투자자들은 자신이 뜨거운 감자를 줍는 마지막 사람은 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sm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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