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미란 기자 = 삼성전자가 중국, 인도 업체들과 잇따라 제조자개발생산(ODM) 계약을 하고 있다.

저가형 휴대전화의 생산원가를 낮추는 차원으로, 업계에서는 올해 삼성전자의 휴대전화 ODM 물량이 3천만~4천만대로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인도 휴대전화 생산업체 딕슨과 생산 계약을 했다.

중국에서 지난해 9월 윙텍과 ODM 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올해 7월에는 화친과 제휴했고, 인도에서도 ODM 계약을 체결한 것이다.

삼성전자는 중국 현지에서 ODM 전문업체를 늘리기 위해 조사를 진행하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지난해 11월에는 처음으로 ODM 방식을 도입한 갤럭시A6s를 출시했다.

올해 인도와 베트남에서 출시한 A10s 역시 ODM 방식이다.

ODM은 원청업체가 제품의 설계부터 생산까지 전 과정을 하청업체에 위탁하는 방식이다.

설계는 원청업체가 맡고 생산만 하청업체가 담당하는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과 달리 설계와 생산, 인건비 부담이 덜하다.

삼성전자가 이처럼 중국, 인도 업체들과 ODM 계약을 하는 것은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의 물량 공세에 맞서기 위해서다.

삼성전자 IM부문장인 고동진 사장은 이와 관련해 "130달러대 이하의 휴대전화 제품을 삼성전자가 자체 생산하기는 힘들다"며 "우리가 생각한 기준을 충족한다면 ODM을 일정 부분 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올해 휴대전화 ODM 물량을 3천만~4천만대로 늘릴 것으로도 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은 삼성전자 스마트폰 ODM 비중이 지난해 3%대에서 올해 8%대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내년부터는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생산 물량의 5분의 1인 6천만 대까지 ODM 물량으로 돌릴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당초 업계에서는 3분의 1인 1억 대 이상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지만, 삼성전자 협력사 단체 협력회사협의회 이른바 '협성회'가 삼성전자 ODM 확대 전략에 대한 대책 마련 등을 위해 지난달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는 등 공동 대응에 나서면서 물량이 축소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사업계획을 확정하기 전이라 물량이 다시 늘어날 확률은 남아있다.

생산을 외부에 맡기는 데 따라 제품의 질이 떨어지는 ODM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합작개발생산(JDM)을 추진할 것으로도 보인다.

JDM은 주문자와 하청 협력업체가 신제품이나 신기술을 공동 개발하고 생산을 위탁한다.

주문자가 최종 조립 공정 전 단계까지 관여한다는 점에서 생산을 전부 외부에 맡긴 후 브랜드만 붙여 파는 ODM과는 차이가 있다.

업계 관계자는 "위탁 생산은 당장 가격이 내려가는 효과는 있지만 외부에 기술이 유출될 수도 있어 '양날의 검'이라는 평가를 받는다"며 "삼성전자가 가격 인하 효과를 얻는 동시에 기술 유출을 방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mrlee@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08시 54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