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현정 기자 = 강희석 신임 이마트 대표가 수익성이 높은 브랜드 위주로 사업 재편을 추진한다.

이 과정에서 첫 구조조정 타깃이 어디가 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2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강 대표는 각 사업 부문별로 업무보고를 받고 있으며, 사업 재편과 정리 등을 위한 수익성 분석에 착수했다.

정용진 부회장은 지난 25일 처음 출근한 강 대표에게 신속하게 업무를 파악하고 최대한 빨리 후속 인사 및 사업 전반에 대한 밑그림을 완성해 달라고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부회장이 정기 인사를 한 달이나 앞당겨 이마트 부문 쇄신 인사를 단행한 것은 하루라도 빨리 혁신안이 시행되어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강 대표의 첫 번째 미션은 이마트의 수익성을 끌어올리는 것"이라며 "그동안 성과가 부진했던 사업을 전면 재검토해 과감히 정리하는 방향으로 쇄신안을 마련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마트는 대형할인점 이외 이마트24·SSG.COM·신세계프라퍼티 등 유통사업과 스타벅스코리아·제주소주·신세계엘앤비·신세계푸드 등 식음료 사업, 신세계조선호텔·일렉트로맨 등 건설 사업 등을 영위하고 있다.

이마트 안팎에선 헬스앤뷰티(H&B) 스토어 부츠와 삐에로쑈핑, 제주소주가 구조조정 대상에 오를 것으로 보고있다.

이마트가 오프라인 매장 강화 방안 중 하나로 전문점 확대에 나서고 있지만, 반대로 부진한 전문점에 대해서는 과감하게 메스를 들이대고 있다.

이마트는 올 상반기 전문점에서만 600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는데 대부분이 삐에로쑈핑과 부츠에서 발생했다.

부츠는 2017년 영국 월그린부츠얼라이언스(WBA)와 합작해 들여온 브랜드로, 지난해까지 서울, 수도권과 지방에 20여 개 점포를 새로 내는 등 공격적으로 확장했지만, 올리브영 등에 점포 수에서 밀리고 낮은 인지도로 고전을 면치 못했다.

이마트는 이미 올 상반기 33개 부츠 점포 가운데 18개 점포 영업을 종료했다.

업계에서는 이마트가 상징성 있는 매장 1~2개만 남기고 나머지 매장도 모두 문 닫은 뒤 온라인 판매 위주로 사업을 정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삐에로쑈핑도 지난해 공식 오픈한지 1년 만에 2곳을 폐점했다.

유동인구가 많은 상권에 젊은 층과 외국인들이 주로 찾고 있지만 좀처럼 이익을 내지 못하면서 효율 개선이 필요한 상태다.

제주소주의 경우 상황이 더 심각하다.

이마트는 2016년 약 200억원을 들여 제주소주 지분 100%를 취득해 푸른 밤으로 소주 시장에 야심 차게 진출했지만, 참이슬·처음처럼 등에 밀려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

제주소주는 푸른밤 시장점유율 확대를 위해 연간 60억원이 넘는 마케팅 비용을 쏟아붓고 있지만, 그만큼 적자도 확대돼 지난해에는 127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손실이 확대되면서 이마트는 5차례에 걸쳐 유상증자 방식으로 570억원을 출자했다.

제주소주는 브랜드 리뉴얼을 통해 제주지역을 중심으로 시장점유율 확대에 나설 계획이지만, 현재 1%대의 점유율을 의미 있는 수준까지 끌어올리기에는 어려울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컨설턴트 출신들이 가장 잘하는 것이 실적에 따라 사업 구조조정을 하는 일"이라며 "강 대표가 눈에 띄는 실적 개선을 보여주기 위해서라도 사업 구조조정은 필수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hj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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