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임하람 기자 = 최근 미국과 중국 간의 무역 협상 진전 소식에도 글로벌 외환시장에서 역외 위안화는 큰 변동성 없이 움직이는 모습이다.

역외 위안화가 큰 변동 없이 등락하면서 원화와의 일중 연동 강도도 다소 약해졌으나 서울환시는 위안화의 흐름을 여전히 주시하는 모습이다.

특히 향후 위안화의 움직임은 최근 1,168원 부근의 하단 저항선에 막힌 달러-원 환율을 추가 하락시킬 수 있는 트리거로 주목된다.

29일 서울외환시장 등에 따르면 전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과 무역 합의의 큰 부분에 서명하는 것이 아마도 예정보다 빠를 것"이라고 말하며 1단계 협정이 빠르게 타결될 수 있다는 기대를 부추겼다.

지난주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미국과 중국이 일부 부분에 대해 최종 합의에 근접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무역 협상에 관련된 긍정적인 소식이 잇달아 발표되며 낙관론이 유지되고 있으나 최근 역외 달러-위안(CNH) 환율은 7.05~7.06위안대 레벨을 유지하며 큰 변동이 없는 모습이다.

이에 대해 환시 참가자들은 낙관적인 소식에도 극적인 타결이 단기간에는 이뤄지기 어렵다는 비관론의 영향으로 달러-위안 환율에 큰 변동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해석했다.

협상에 관련된 긍정적인 소식이 나오고 있으나 이는 농업 부문 등 일부 영역에만 한정되고 핵심적 갈등 요소인 지식재산권, 중국의 자국 산업 보호, 비관세 장벽 등 구조적인 문제를 다루지 못했다는 인식에 따른 비관론이 우세하다는 것이다.

또 미국과 중국이 화해와 갈등 국면을 수차례 거듭하면서 다시 협상이 급속도로 냉각될 수 있다는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그러나 미·중 협상이 예상하기 어려운 이벤트인 만큼 협상 헤드라인에 따른 위안화 강세는 달러-원을 추가 하락시키는 트리거로 작용할 수 있다.

미국 재무부가 발표가 임박한 환율보고서에서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부터 철회하거나, 중국 정치행사인 4중 전회에서 미·중 갈등과 관련된 긍정적인 소식이 나올 경우 달러-위안 환율은 급락하며 7위안 아래로 떨어질 수 있다.

서울환시 외환딜러들은 가능성은 크지 않으나 무역 협상의 급진전이 있을 경우 달러-원은 위안화에 연동해 1,160원대 후반에서 1,150원대까지 하단을 열어둘 수 있다고 진단했다.

한 은행의 외환딜러는 "협상안이 시장 예상보다 좋게 발표되거나, 특히 환율 관련 언급이 나오면 달러-위안이 급락하며 달러-원도 연동될 수 있다"면서도 "다만 미국과 중국이 빠른 시일에 합의에 이를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도 남아있다"고 말했다.

이 딜러는 "(협상 타결에 대한) 가능성은 크지 않으나 이벤트가 발생할 경우 달러-원에는 급락 여지가 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은행의 외환딜러도 "미·중 협상 소식에도 위안화가 움직이지 않으며 달러-원도 막힌 느낌이다"며 "위안화가 7.05위안대를 하향 돌파하고 추가 하락할 경우 달러-원도 이에 연동해 1,160원대 초반으로의 추가 하락을 시도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금융시장은 중국이 드라마틱한 '빅 딜'을 타결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판단한 것 같다"며 "이 같은 비관적인 기대가 현재 위안화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민 연구원은 "중국 경기 부진 우려도 이어지는 상황에서 달러-위안 환율이 7위안 아래로 내리기는 어렵다"면서도 "만약 달러-위안이 7위안이라는 강력한 하단 지지선을 하향 이탈할 경우 원화는 1,150원대까지 하단을 열어둬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hrl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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