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이 29~30일(이하 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이번 금리 결정 이후 행보에 대해 어떤 방식으로 힌트를 줄지 주목된다.

시장은 이번 회의에서 연준이 기준금리를 25bp 인하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번에 연준이 금리를 내리면 7월과 9월에 이어 10월까지 총 세 차례 연속 인하가 되는 셈이다.

파월은 7월 말 기준금리를 인하하면서 이번 금리 조정을 '중간 사이클 조정(midcycle adjustment)'이라고 표현해 현 경기 주기의 중간에 잠시 조정에 나섰다는 의미를 부각했다.

즉 장기적인 금리 인하 사이클이 필요할 정도로 경기가 둔화했다고 판단하지 않은 것이다.

당시 전문가들은 파월 의장이 1995년과 1998년 금리 인하의 사례처럼 보험성 인하의 필요성을 부각하려 했던 것으로 해석했다.

1995년에도 연준은 성장세가 일부 둔화하자 금리를 세 차례 총 75bp 인하하며 이는 보험성 인하라고 주장한 바 있다. 또 1998년에도 연준은 성장률이 크게 둔화하자 금리를 세 차례 총 75bp 인하했다.

파월이 언급한 보험성 인하의 끝에 다다르면서 파월은 현 경제지표에 근거해 금리 인하 주기를 연장해야 하는지 아니면 이를 종료해야 하는지를 설명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모건스탠리의 엘렌 젠트너 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파월의 과제는 "바늘 눈이 매우 작은 바늘에 실을 꿰어야 하는 것과 같다"고 묘사했다.

파월은 그동안 현재의 경제 확장세를 유지하기 위해 적절하게 행동할 것이라는 표현을 유지해왔다. 이는 다시 말해 지표가 악화하면 금리를 내리겠다는 신호로 해석됐다.

TS롬바르드의 스티븐 블리츠 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우리는 성장의 관점에서 볼 때 충분히 금리를 인하했다고 보는 지점에 다다랐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파월은 이번 금리 인하에 다른 표현을 사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달 초 발표된 지난달 FOMC 의사록에 따르면 위원들은 "무역 불확실성에 대응한 정책 금리의 재보정이 언제 끝날지에 대해 좀 더 명확히 해야 하는지에 대해" 논의했다.

따라서 이번 FOMC 성명서에 기존과 다른 표현이 실릴 가능성이 크다.

연준 이코노미스트 출신인 빈센트 라인하르트 멜론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12월 추가 금리 인하 기대를 몰아내려면 그들은 성명서에 약간의 과속 방지턱을 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모건스탠리의 젠트너 이코노미스트는 금리 인하가 일시 중단될 가능성이 크지만, 구체적으로 신호를 보낼 경우 이는 시장에 의해 잘못 해석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너무 위험하다고 조언했다.

로버트 카플란 댈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이달 초 기자들에게 자신은 금리 인하 중단 가능성을 못 박는 데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카플란 총재는 "성명서에 그러한 것을 넣지 말아야 한다"라며 "어느 쪽으로도 깨질 수 있는 취약한 시기이다"라고 말했다.

불확실성이 크다는 점에서 구체적인 신호를 주는 데 반대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파월도 그러한 입장을 견지할 가능성이 있다.

파월은 지난 9월 FOMC 정례회의 이후 기자회견에서 "충분히 했다고 생각할 때가 올 것이다. 그러나 또한 경제가 악화할 때가 올지도 모른다. 그리고 우리는 그때 더 공격적으로 금리를 인하해야 할 수도 있다"면서 "우리는 모른다"고 말했다.

즉 연준의 지금까지 금리 인하 행보가 경기 확장에 도움이 됐다는 입장과 다만 그러한 행보가 충분한지에 대해 아직 모른다는 입장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이븐플로우 매크로의 마크 서머린 정책 분석가는 연준의 FOMC 회의 이후 전망이 달라질 수 있다며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당국자들은 "위험을 무릅쓸 동기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10월 고용지표는 FOMC가 끝난 직후인 1일에 발표될 예정이며 같은 날 ISM 제조업지수도 발표될 예정이다. 다음 달에는 미·중 무역 협상의 결과도 나와 전망이 바뀔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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