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지연 최정우 기자 = '갑질 논란'에 휩싸였던 권용원 금융투자협회장이 회장직을 이어가게 되면서 앞으로 조직내 갈등을 어떻게 봉합할지가 주목된다.

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번 사태를 계기로 권 회장이 향후 노조를 포함한 조직 결속 강화와 내부 추스르기에 나서야 할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권 회장은 전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개인적 사유로 거취를 결정하기에는 여러 산적한 사안이 많고, 현재 사안을 우선 마무리하는 것이 책임감 있는 자세"라며 "이사회 논의 결과 협회장직을 임기까지 수행하게 됐다"고 밝혔다.

협회장직을 지키게 된 만큼 첫 번째 과제는 그간 혼란했던 조직을 추스르는 일이다.

내년도 사업계획과 예산안을 결정하는 11월 협회장 이슈에 내홍을 겪으면서 협회 내부 분위기도 침체됐다.

권용원 회장은 갑질 논란이 일었던 당시인 지난 21일 임원회의를 열고 모든 책임은 본인에게 있으며 각 부서는 진행중인 업무에 집중할 것을 당부했다.

금투협 한 관계자는 "증권거래세 인하와 사모펀드 활성화 등 그간 추진되지 않았던 과제들이 물꼬를 튼 만큼 자본시장 활성화 방안을 위한 내년도 사업 계획이 매우 중요하며 갑질 논란이 일단락되면서 업무에 집중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사내 임직원들은 대부분 권 회장의 잔류를 환영하는 분위기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금투협 관계자는 "권 회장의 문제도 술자리에서 벌어진 일인데 맥락을 빼고 녹취가 된 것으로, 사퇴까지 할 문제는 아니라고 봤다"며 "역대 금투협회장 중에서 임기 중간에 사퇴한 경우가 없었고, 권 회장도 임기를 끝까지 마치는 것이 조직 안정성을 지키는 차원에서 중요하다"고 말했다.

노조와의 관계 개선도 주요한 과제로 꼽힌다.

권 회장의 욕설 발언 녹취록이 금융투자협회 노조 일원에 의해 공개된 것이란 이야기가 나올 만큼 사측과 노조의 관계가 깊은 골에 빠진 상황이다.

특히 김시우 노조위원장에 대한 노조의 탄핵소추안 발의를 두고 김 위원장과 사측 간 불화설이 일파만파 퍼지고 있다.

김 위원장은 지난 18일 연합인포맥스와의 통화에서 "권용원 회장이 갑질과 폭언으로 유명했고 기사에 등장한 것보다 심한 발언을 담은 녹취파일도 여럿 있다"며 "권 회장의 비위를 빌미 삼아 진행 중인 임금단체협약을 유리하게 끌고 가려 하자 협회 측이 노조 부위원장 등에게 접근해 탄핵소추안을 발의하게 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금투협 노조뿐 아니라 사무금융노조도 권 회장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사무금융노조는 지난 24일 '권용원 금융투자협회장은 즉각 사퇴하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내고 "권 회장을 일벌백계하지 않으면 기껏 마련한 괴롭힘방지법은 유명무실해질 수밖에 없다"며 "증권산업의 도덕성을 조금이나마 회복하려면 권 회장의 즉각적인 사퇴만이 해답"이라고 밝혔다.

사무금융노조 한 관계자는 "이번 사건으로 금투협회 조직 내 이어져 온 노사 갈등이 수면 위로 올라온 것"이라며 "권 회장이 임기까지 직무를 수행하게 되면서 노조와의 관계 개선에도 신경을 써야 할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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