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민연금기금이 올해 1~8월 8%대 수익률을 기록하며 순항하고 있다. 해외투자에서 두 자릿수 수익률을 올린 덕분이다.

향후에도 국민연금기금이 해외투자에서 성과를 내려면 달러화 강세가 이어져야 한다. 국민연금기금이 해외투자 시 환헤지를 하지 않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미·중 무역긴장 완화, 미국 성장 둔화 등으로 향후 달러화 강세가 꺾일 것이란 관측이 많다.

31일 금융시장에 따르면 올 1~8월 국민연금기금 운용수익률은 8.31%를 나타냈다.

자산별 수익률은 국내주식 마이너스(-) 0.12%, 해외주식 22.92%, 국내채권 5.00%, 해외채권 18.60%, 대체투자 7.67%다.

해외주식과 해외채권 수익률은 두 자릿수를 기록하면서 기금 운용수익률을 견인했다.

전문가는 향후 국민연금의 해외투자 성과가 이어질지 가늠하기 위해 달러-원 환율을 눈여겨봐야 한다고 진단했다.

증권사의 한 애널리스트는 "환율이 해외투자 성과의 모든 것을 결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맞다"고 설명했다.

이에 달러-원 환율 상승세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국민연금 해외투자에도 다소 브레이크가 걸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 같은 우려는 이전에도 나왔다.

실제로 지난 7월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금리 인하를 시사하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달러 약세를 원한다는 발언을 했을 때, 달러 약세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앞서 파월 의장은 지난 7월 10일(현지시간)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에 출석해 '6월 고용지표(호조)가 연준 시각에 변화를 줬느냐'는 질문에 "직설적으로 답하자면 '아니다'(No)"라고 답변했다.

그는 서면 자료에서도 "역류(crosscurrent) 현상이 다시 나타나고 있다"며 "무역 긴장과 글로벌 성장 우려 같은 불확실성이 경제 전망을 계속해서 짓누르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같은 달러 약세 전망에도 달러-원 환율은 상승세를 보였다. 달러-원 환율은 올 7월 초 1,158.80원에서 8월 말 1,211.20원으로 상승했다.

국내 경기 둔화, 일본의 대(對)한국 수출규제, 미·중 무역 분쟁 심화 등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이 때문에 시장의 관심은 달러-원 환율 전망에 쏠린다. 시장에서는 달러-원 환율이 점차 하락할 것이란 관측이 많다.

문홍철 DB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미국 성장 둔화와 미 연준의 자산 매입으로 올 4분기 중에 달러-원 환율과 달러 가치가 고점을 형성하고 향후 하락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앞서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지난 8일(현지시간) 미 콜로라도주 덴버에서 열린 전미실물경제협회(NABE) 연례회의에서 보유자산 매입을 재개하겠다고 밝혔다.

파월 의장은 미 국채로 자산 매입이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승지 삼성선물 애널리스트도 "다음 달 환율은 미·중 무역긴장 완화 속 위험선호 분위기 유지, 위안화 강세 기대, 해외선박 수주 지속, 주요 지지선 하회로 약화된 롱심리 등으로 추가 하락을 시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달러-원 환율은 최근 하락세를 보였다. 달러-원 환율은 올 9월 초 1,210.80원에서 이달 30일 1,168.10원으로 하락했다.

다만 달러화 강세 기조가 유지되는 가운데 그 강세가 올해만큼은 아닐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박석현 KTB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내년에도 달러화 강세기조가 유지될 것"이라며 "다만 달러화의 일방적인 강세는 나타나기 힘들 것"이라고 했다.

그는 "선진국이 주도하는 통화정책 공조가 강화될 것이기 때문"이라며 "선진국 통화량 증가는 위험자산 선호를 자극하고 달러화 약세압력을 높이는 요인"이라고 했다.

이어 "미국과 유로존 경기격차 축소도 이 같은 전망을 뒷받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자산운용부 김용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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