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기자 =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화 대세 하락에 제동을 걸 수급이 꾸준히 관찰되고 있다.

달러화 약세 흐름과 달리 달러-원 고유 수급에 따라 하단이 지지되며 '바이 온 딥(저가 매수)' 심리가 우위를 보이고 있어서다.

1일 서울환시 등에 따르면 달러-원 환율은 전일까지 2영업일 연속 수급에 따라 하방 경직성을 나타냈고 이는 주로 시중은행을 중심으로 한 실수요 달러 매수로 확인됐다.

지난달 30일 삼성중공업의 드릴십 수주 계약 해지와 관련한 숏커버가 달러-원을 추가로 끌어올린 데 이어 전일 비둘기파적으로 해석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영향에도 불구하고 연기금을 중심으로 한 달러 매수가 나오면서 환율 하단이 지지됐다.

서울환시 참가자들은 연기금이 장 후반부 들어 5억 달러 가량 매수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전일 현물환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와 한국자금중개 양사를 합쳐 83억4천600만 달러를 나타냈다.

전일 달러-원 환율은 200일 이동평균선을 뚫고 내려섰고 현재까지도 환율 방향은 아래쪽이 우세한 상황이다.

차트상으로 전일 달러-원은 1,159.60원까지 낮아지면서 200일 이평선 1,165원선을 하향 돌파했고 아래로는 뚜렷한 지지선이 보이지 않고 있다.

하지만 수급상 공급이 우세한 월말을 벗어난 데다 '큰 손'들의 달러 수급에 따라 달러-원 환율 바닥이 다져지고 있는 셈이다.

외환딜러들은 미중 무역 협상 추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 등 주요 환시 재료의 방향이 바뀔 때까지 수급이 달러-원 하단을 지지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A시중은행 외환딜러는 "금융 기관의 달러 매수가 달러-원 하단을 받치고 있다"며 "달러-원이 밀리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B외국계은행 외환딜러도 "원화가 위안화에 비해 많이 조정을 받았는데 1,190원대에서 3% 이상 강세를 보였다"며 "위안화 등 다른 통화 흐름을 따라가면서도 연금 매수와 같이 균형을 맞춰주는 수급이 나오면 숏플레이를 더 이어가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날 미중 무역 협상에 대한 불확실성이 고개를 들자 역외 시장 참가자들은 일부 숏 포지션을 정리했고 달러-원도 1,170원선을 회복했다.

C외국계은행 외환딜러는 "연기금 매수 등 기관 달러 수요에 어제 1,160원대가 지지됐다"며 "간밤 중국 당국자가 미중 무역 협상에서 의구심을 드러내는 등 좋지 않은 뉴스도 전해져 '바이 온 딥'을 위주로 달러-원이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국 국채금리도 급락한 것을 보면 최근의 트렌드에 다소 변화가 생길 수 있다고 본다"며 "달러-원 하락 추세 지속 전망이 위협을 받을 수 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sy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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