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오진우 특파원 = 뉴욕 유가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 진전 기대로 위험자산 투자가 강화되면서 상승세를 이어갔다.

4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2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0.34달러(0.6%) 상승한 56.54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원유시장 참가자들은 미·중 무역협상 관련 소식과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의 상장 절차 개시 등을 주목했다.

무역협상 낙관론이 강화되면서 원유 등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가 탄력을 받고 있다.

윌버 로스 미국 상무장관은 지난 주말 인터뷰에서 중국 화웨이에 대한 정부의 판매 허가가 조만간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정부는 지난 5월 화웨이를 비롯한 중국 기업 수십 곳을 수출 거래 제한기업 명단에 올렸다. 이후 미국 정부는 기업들로부터 화웨이와 거래를 할 수 있도록 해 달라는 판매 허가 요청을 받아 이를 심사해 왔다.

로스 장관은 또 이른바 '1단계 무역협정'이 이달 종료될 수 있다면서, 양국 정상회담이 아이오와나 알래스카, 하와이 또는 중국의 어느 지역 등 여러 군데 중 한 곳에서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앞서 아이오와를 비롯해 미국 내 어디서든 정상회담이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무역 협상 낙관론에 힘입어 뉴욕 증시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를 포함한 주요 지수가 일제하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큰 폭 올랐다.

WTI도 지난 금요일 3% 이상 오른 데 이어 상승 탄력을 유지했다.

사우디가 아람코 기업공개(IPO) 절차를 공식 개시한 점도 원유 시장의 투자 심리를 지지하는 요인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사우디 자본시장청은 3일(현지시간) 아람코의 국내시장 IPO를 승인했다.

아람코가 상장 절차를 개시한 점은 원유 시장에 대한 낙관적 분석이 바탕이 된 것 아니겠다는 평가도 나온다.

여기에 미국의 셰일 원유 채굴 장비 수가 지속 감소하는 등 원유 시장 초과 공급에 대한 부담이 다소 경감된 점도 유가 상승을 지지하는 요인이다.

원유 시추 업체 베이커휴즈가 발표하는 미국 내 운영 중인 원유 채굴 장비 수는 지난주에 691개로 줄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3개보다 감소했다.

미국 내 산유량이 여전히 사상 최고치 수준을 기록하고 있지만, 채굴 장비의 감소는 산유량 추가 증가에 대한 우려를 줄이는 요인이다.

원유시장 전문가들은 무역 낙관론에 힘입어 유가가 상승 압력을 받고 있지만, 수요 둔화 우려가 여전한 만큼 장기적으로는 유가 하락 위험도 상존하는 것으로 평가했다.

오안다의 에드워드 모야 수석 시장 연구원은 "사우디가 아람코 IPO를 개시한 데다 무역협상도 진전되면서 유가가 상승 압력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줄리어스 베어의 로버트 루커 수석 경제학자는 "원유 시장은 수요는 정체됐지만, 공급은 충분하다"면서 "미국과 캐나다, 브라질은 물론 북해 지역에서도 공급이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유가가 단기적으로 배럴당 60달러 부근에서 거래된 이후 장기적으로는 하락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jw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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