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현정 기자 = CJ제일제당이 올 3분기에도 실적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할 전망이다.

2조원을 들여 미국 식품 가공업체 쉬완스컴퍼니를 인수한 이후 재무 부담이 커진 데다, 이익의 80%를 차지하는 식품부문도 원가 상승 등을 이유로 수익성이 크게 쪼그라들었기 때문이다.

5일 연합인포맥스가 최근 1개월간 실적 추정치를 제시한 6개 증권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컨센서스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올 3분기 매출이 5조8천77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84% 증가하겠지만, 영업이익은 2천322억원으로 12.44%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쉬완스 실적이 일부 반영되고 해외 사업 성장으로 매출은 늘어났지만, 쌀 가공 등 원재료 가격 상승과 진천 공장 고정비 가중부담이 수익성을 악화시켰다.

CJ제일제당은 수년간 해외 인수합병(M&A)과 설비투자를 적극적으로 단행하며 사업 확장에 주력해 왔다. 지난해 10월 완공한 충북 진천 공장에 2020년까지 총 5천400억원을 투입해 생산 라인을 확장하고, 올 초 1조8천억원을 들여 쉬완스를 인수한 것이 대표적이다.

적극적인 투자에도 쉬완스 인수 효과가 예상에 미치지 못한 데다, 가정간편식(HMR) 시장에서의 치열한 경쟁으로 판매관리비가 증가하고 생물자원 부문 역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으로 적자 폭이 커졌다.

박애란 KB투자증권 연구원은 "가공식품 분야는 국내외 매출이 늘겠지만, 진천공장 관련 투자 비용과 원재료 부담 등으로 쉬완스를 제외한 영업이익은 725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6.1% 급감할 것"이라며 "생물 자원 분야는 글로벌 영업환경 악화가 이어져 적자 규모가 예상보다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

CJ제일제당은 식품 부문 수익성 개선을 위해 지난 상반기 300개의 저수익 제품을 정리했고, 하반기에도 700여개를 축소할 예정인데,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폐기손실 등 단기적인 비용도 실적에 부담이 되고 있다.

매출은 오르지만, 수익은 나지 않고 차입금은 불어나면서 재무 상황은 더 악화했다.

상반기 기준 CJ제일제당의 순차입금은 9조3천472억원이다. 한국기업평가가 지난 6월 CJ제일제당의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하는 등 시장에서는 이미 경고등이 켜졌다.

CJ제일제당은 제품 구조조정과 함께 강서구 가양동부지 매각도 추진 중이다.

장부가액은 6천억원 수준이지만, 시장가치는 1조원 이상으로 평가받고 있다.

저수익 사업 정리와 함께 비핵심자산 매각으로 차입금을 줄이려는 노력이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진천공장 투자와 쉬완스 인수합병 이후 자금 조달 전략이 계획대로 진행되지 못하면서 전사 재무구조와 캐시 플로우가 많이 약화된 상황"이라며 "가공식품 품목 구조조정과 가양동 부지 매각 등을 통해 재무구조를 개선해 세전·이자 지급 전 이익 레벨을 높여야 주주가치가 제고될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hj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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