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주식시장이 어두운 터널을 뚫고 나올 것인지 관심을 끌고 있다. 국내적으로 바닥을 찍었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가운데 대외리스크도 완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어서다. 우리 증시의 걸림돌로 작용했던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은 시작단계이지만 합의의 초석을 놓았고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이탈)와 같은 유럽 정치 이슈도 위험성이 경감되는 분위기다. 한일관계 역시 정상회담까지는 아직 갈 길이 남았지만 최악의 터널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기회를 엿보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 우리 증시 역시 바닥을 찍고 반등을 모색하고 있다. 코스피지수는 지난 8월 1,890선까지 밀려났으나 최근 2,100선을 넘기는 등 완연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대외변수의 위험이 완화된 영향이 크다. 일각에선 연말 증시 랠리에 대한 기대감도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아직 주변을 둘러보면 마냥 장밋빛 전망을 하기는 이르다. 대외리스크가 완화되고 있으나 한반도 지정학적 변수는 나아지지 않고 있다. 북미 관계의 교착상태는 해결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으며, 북한은 협상에 실질적 진전이 없다며 연일 미국을 압박하고 있다. 남북 관계 역시 소강상태에 빠져든 가운데 금강산 관광 문제와 관련해 남북의 입장 조율이 쉽지 않은 상태다.

무엇보다 우리 경제 펀더멘털에 대해 기대를 하기엔 섣부르다는 지적이 많다. 경제성장률은 계속 떨어지고 있으며 기업들의 실적도 아직은 턴어라운드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우리 경제를 대표하는 삼성전자는 3분기 영업이익(7조7천800억원)이 2분기보다 17.9% 늘어났으나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여전히 55%나 적은 수준이다.

다른 기업들의 사정은 더욱 심각하다. 고질적인 경기 악화로 인해 내수 기업들 실적은 심각한 부진에 빠져있다. 일본 여행이 뚝 끊긴 항공ㆍ여행업계의 실적은 참담하다. 연합인포맥스가 추산한 3분기 코스피 200 편입 종목의 영업이익은 작년 같은 기간 대비 47% 줄어든 것으로 추정된다.

외국인들이 우리 증시를 낙관하지 않는 것도 부담 요인이다. 외국인들은 8월 이후 석 달 연속 우리 증시에서 순매도를 유지하고 있다. 우리 증시가 간신히 반등하긴 했지만 아직 본격적인 상승 대열에 들어서려면 추가적인 모멘텀이 필요하다. 그러나 외국인들의 냉담한 시각은 증시 회복에 걸림돌이다.

반도체 업황의 회복, 수출 관련 기업들의 선전이 유일한 희망인데, 이마저도 세계 경기 흐름을 보면 녹록지 않다. 미국경제를 필두로 주요 국가들의 내년 경제성장률은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달 발표한 보고서에서 세계 경제가 싱크로나이즈드 슬로다운(동반 둔화) 상태에 있다고 평가했다. 그만큼 우리 수출 시장 전망이 여의치 않다는 뜻이 된다. (자본시장부장 이장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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