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강수지 기자 = 서울외환시장에서 글로벌 리스크온 훈풍이 지배적인 가운데 달러-원 환율이 외국인 증시 자금 유입에 따라 하락세를 이어갈지 주목된다.

빠른 하락 속도에 따른 레벨 경계에 하단 1,150원대 후반을 당장 이탈하긴 어렵겠으나 금융 시장의 주요 불확실성이 해소될 기미가 보이는 만큼 증시 자금 유입에 따른 환율 하락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5일 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전일까지 외국인은 코스피에서 4거래일 연속 순매수하면서 2천508억 원가량 자금이 유입됐다.

달러-원을 끌어내릴 많은 물량은 아니나 코스피가 2,130선을 상향 돌파하면서 전일 4개월 만에 최고치로 올랐고 이날도 상승 출발해 증시발 훈풍이 강해질 조짐이다.

증시에서 외국인들은 지난 10월까지 3개월 연속으로 순매도하면서 3조7천160억 원가량 팔아치웠다. 하지만 이달 들어선 순매수로 전환해 2천448억 원가량 순매수한 상황이다.

이달 초부터 미국 정부의 중국 화웨이 제재 완화 시사 등 주요 리스크오프 재료였던 미중 합의 불확실성이 완화됐고 한일 간 무역 갈등도 정상 간 단독 환담으로 해결될 기미를 보이면서 금융시장 참가자들은 외국인 자금의 귀환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뉴욕 주가지수가 일제히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증시는 축제 분위기다.

주식시장 전문가들은 11월 증시가 우호적인 미중 무역 합의 기대와 주요국 중앙은행의 자산 매입, 국내 펀더멘털 개선에 대한 기대 등이 반영되며 완만하게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주 3분기 미국 국내총생산(GDP)에 이어 고용지표까지 호조를 보이면서 현 기준금리 수준과 경기의 괴리가 크지 않다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주장이 설득력 있는 것으로 봤다.

서정훈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미 고용지표는 전형적인 골디락스 양태를 보이며 시장위험 선호를 자극했다"며 "시장과 당국의 시각차가 좁혀진 만큼 당분간 글로벌 증시 전반이 점진적 반등을 모색할 것으로 예상되며 국내도 이를 추종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그는 "기관 홀로 수급을 뒷받침하던 국내증시에 외국인 투자자의 매수세가 보다 강화될 것이다"며 "IT와 하드웨어에 집중되던 외국인 수급이 주변부로 확산될 가능성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내다봤다.

김예은 IBK투자증권 전략분석가도 "외국인들이 확실한 개선 신호를 기다리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어 11월 매수 주체는 외국인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귀환 전제 조건 중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미중 협상 리스크가 서서히 완화하는 만큼 이들이 이달 순매수에 나서며 증시에 우호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다만 외환시장에선 이러한 증시 자금 유입 기대가 곧바로 환전 수요로 이어지면서 달러-원 환율을 끌어내릴 것인가에 대한 의구심은 남아 있다.

A외국계은행 외환딜러는 "아무래도 미중 무역 합의, 한일 정상 간 만남 등 재료가 증시에 좋은 쪽으로 작용할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요즘은 외국인들이 국내 주식을 사더라도 바로 환전 자금으로 연결이 되진 않고 있어 분위기를 감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B시중은행 외환딜러도 "외국인의 국내 주식 순매수가 강해지고 있지만 포트폴리오 조정 차원일 수 있고 한국 경제에 대해 긍정적으로 보기엔 아직 힌트가 많지 않아 글로벌 리스크온 차원에서의 진입으로 본다"며 "추세적인 국내 주식 매수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고 지난주 발표된 우리나라 수출입 지표가 크게 반등한 기미를 보이지 않아 달러-원 하락세에 속도가 붙을지도 의문"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중장기적인 기대는 낙관적이다.

반도체 업황 개선 기대가 점차 강해지면서 상반기 수출 반등 가능성도 제기된 가운데 증시 호재가 더해지고 있어 달러-원 환율의 하락 흐름이 가속화될 수 있는 셈이다.

C시중은행 외환딜러는 "미국 증시 흐름이 좋고 채권 금리는 오르는 상황이라 코스피가 더 오를 것이고 내년에는 더 좋을 것"이라며 "미국 증시 강세에 달러화도 강세를 보였는데, 이는 원화나 위안화 등 아시아 통화에 일시적인 상승 조정 재료로 작용할 수는 있겠으나 아무래도 코스피 상승은 결국 달러-원에 하락 재료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syyoon@yna.co.kr

sskang@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2시간 더 빠른 10시 16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